‘레전드’ 김주성(38·동부)이 1인2역을 해내고 있다.
신임 이상범 감독이 부임한 동부는 요즘 원주에서 일찌감치 손발을 맞추고 있다. 따로 재활을 하다 보통 시즌개막을 두 달 정도 남기고 팀에 합류했던 김주성도 올해 일찍 팀에 들어왔다. 아직 후배들과 몸을 부딪치며 훈련할 정도는 되지 않는 그지만, 재활을 하며 서서히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상범 감독은 “이제 동부를 산성이라 부르던 시절은 지났다. 높이와 수비에서 예전 같이 지키는 농구를 할 수 없다. 이제 김주성이 없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상대를 부수는 공격적인 농구를 하겠다. 김주성은 20분 이내로 출전시간을 조절해줄 것이다. 아직 김주성처럼 수비의 맥을 짚을 수 있는 선수가 없다. 김주성이 중심만 잡아줘도 좋을 것이다. 3,4쿼터 출전을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범 감독은 김주성에게 숙제를 하나 더 줬다. 야간훈련을 하는 어린 빅맨들을 지도해보라는 것. 이 감독은 “(김)주성이가 몸이 따라주지 않지만, 머리는 비상하다. 가르치는 것은 충분히 잘할 수 있다. 아직 주성이가 있을 때 후배들이 하나라도 더 배워야 한다. 본인도 가르치다보면 얻는 것이 많을 것”이라 전했다.
덕분에 김주성은 야간운동 시간에 정민수, 노승준, 김태홍 등을 데리고 코치로 변신하고 있다. 가뜩이나 윤호영(아킬레스건 부상), 한정원(무릎 부상), 김봉수(은퇴)가 다음 시즌 뛰지 못하는 동부다. 젊은 빅맨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주성은 “작년에 뛴 친구들이 적다. 한 번 가르쳐보겠다고 코치역할을 자청했다. 좋게 생각하면 상대도 우리에 대한 정보가 적어 가능성이 있다”며 웃었다.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고려하는 김주성 입장에서도 좋은 기회다. 김주성은 “김태홍은 3번 치고 신장이 크다. 서민수는 3,4번을 모두 볼 수 있는 선수다. 노승준은 4,5번이 가능하다. 세 선수 모두 각자 개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말투는 벌써 코치가 다 됐다.
비시즌 1년 계약을 맺은 김주성은 원주에서만 뛴 프렌차이즈 선수다. 어느덧 선수생활의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김주성은 “지도자 준비도 하고 있다. 감독마다 스타일이 다르다. 이렇게 현장에서 배우면서 지도자를 준비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동부의 프렌차이즈 스타로서 운도 좋았다. 큰 부상 없이 한 팀에서 뛸 수 있었다. 어떻게든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며 다음 시즌 개막을 기다렸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