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레터] 가시밭길 나서는 신태용호, 비난 대신 격려를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7.06 12: 20

위기의 한국 축구 대표팀이 운명의 여정을 떠난다. ‘소방수’ 신태용 감독을 향한 비난보다는 격려가 필요하다.
‘백척간두’, ‘풍전등화’, ‘누란지위’. 현재 한국 A 대표팀의 상황을 설명하는 한 마디이다. 대표팀은 진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한국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조별리그서 4승 1무 3패 승점 13점으로 조 2위에 올랐다. 이미 이란은 좋은 경기력으로 조 1위(승점 20점)를 확정 지었다. 한국과 3위 우즈베키스탄과 승점 차이는 단 1점. 대표팀이 홈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건 아니지만 어떻게든 이기고는 있다. 하지만 원정에서 정말 최악의 경기력으로 일관하고 있다.

아직까지 대표팀은 원정 4경기(1무 3패)서 단 한 번의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특히 중국 원정(0-1 패배)과 카타르 원정(2-3 패배)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흔들었다. 대표팀은 카타르 원정전까지 원정에서 단 하나의 득점도 기록하지 못할 정도였다. 대표팀의 부진의 원인은 슈틸리케 감독의 고질적인 전술과 소통 부재도 문제였지만 선수들 역시 기강이 흐트러졌다는 평가였다. 월드컵 진출 좌절은 한국 축구의 근간을 흔드는 악몽이 될 확률이 높다.
결국 대한축구협회(이하 협회)는 지난달 15일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며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해지했다. 슈틸리케 감독을 데려왔던 이용수 기술위원장도 동반 사퇴했다. 협회는 지난달 26일 김호곤 부회장을 신임 기술위원장에 선임하며 본격적으로 새 감독을 물색했다. 기술위는 지난 4일 슈틸리케 감독과 작별한지 19일 만에 신태용 감독을 A대표팀 신임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기술위는 신태용 감독의 선임 배경으로 “신 감독은 슈틸리케호 당시 대표팀 코치를 지내면서 대표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밝히고 “신 감독의 뛰어난 능력 중 하나가 활발한 소통 능력이다. 단시간에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흐트러진 응집력을 높일 것이라 본다. 전술 운영 능력도 뛰어나 남은 경기를 승리로 이끌 것이라 믿는다"고 믿음을 나타냈다.
능력을 인정받은 신태용 감독이지만 이번 도전에서는 고난의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신태용 감독은 조 1위 이란과 홈경기(8월 31일)서 데뷔전을 가진다. 조 1위를 확정지은 이란이 주전을 뺄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 경기력 차이를 생각하면 방심할 수 없다. 
이란과 홈경기 이후 신태용호는 바로 9월 5일 조 3위 우즈베키스탄과 원정 경기를 남겨 두고 있다. 안 그래도 부진한 원정서 월드컵 진출을 놓고 조 3위 우즈벡과 맞붙어야 한다. 신태용 감독과 대표팀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 촉박하다.
기사밭 길을 앞둔 신태용 감독은 취임 인터뷰서 남은 2경기에서 반드시 이겨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태용 감독은 “축구가 위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위기가 온 것은 사실이다. 절체절명의 상황이다”고 인정하면서 “위기 보다는 희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처음부터 나에 대한 비난을 하기보다는 같이 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가졌으면 좋겠다. 우리는 아시아에서 전혀 뒤지지 않는 전력이다”고 팬들에게 성원을 부탁했다.
대표팀이 만약 러시아 월드컵 진출에 실패한다고 해도 그것은 신태용 감독 개인의 실패가 아닌 한국 축구의 실패로 평가받아야 한다. 지금 시점에서는 비난보다는 격려와 응원을 통해, 구원 등판한 신태용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mcadoo@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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