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선발 기준 변화' 신태용, 결국 성적이 해결책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07.07 05: 40

20세 대표팀 당시와는 달라졌다. 물론 선수구성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당연한 변화다. 그러나 성적이 따르지 않는다면 독이든 성배를 받아 든 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축구 대표팀의 새로운 선장이 된 신태용 감독은 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뛰는 무대, 최근 경기에 나서느냐 여부와 상관 없이 축구 철학에만 맞으면 선발하겠다"고 선수 선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갑작스럽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낙마한 뒤 20여일 만에 사령탑에 오른 신 감독은 선수선발 기준에 대해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님과 나는 스타일이 다르다. 전 감독이 기용했던 선수들을 모두 쓸 수 없다.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선수들을 뽑을 것"이라며 "선수 선발은 감독의 전술, 전략 중 하나"라면서 "해외파라고 무조건 뽑지 않을 것이다. 또한 경기에 뛰지 못해도 신태용 축구에 맞으면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럽, K리그, J리그, 슈퍼리그, 중동 등 뛰는 무대는 중요하지 않다. 경기력을 보겠다. 정 안되면 K리거들로만 대표팀이 운영될 수도 있다"면서 소속팀, 리그와 상관없이 오로지 실력만 보겠다는 뜻을 전했다.
의외의 대답인 것은 사실이다. 지난 20세 이하 월드컵서 신 감독은 선수들이 실전에 많이 나서며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은 관중유치 등을 비롯해 거의 관심이 없었던 대회다. 한국 경기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관심이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20세 이하 월드컵을 건너 뛰고 무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참석했다.
당시 성적도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신태용 감독의 의지와는 다르게 한국은 8강 진출이 좌절됐다. 포르투갈전을 마친 뒤 신 감독은 "포르투갈은 벤피카, 스포르팅, 포르투 등 내로라하는 명문팀에서 뛰는 선수들이 왔다. 우리는 K리그 조차 명단에 들어가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다. 좋은 성적을 내려면 리그에서 많이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분명 이번 기자회견과는 다른 이야기다.
그러나 대표팀이 달라지면서 생각할 수 있는 길도 달라졌다. 20세 이하 대표팀은 제한된 조건에서 선수를 선발해야 한다. 하지만 A대표팀은 다르다. 한국 축구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를 선발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당장 경기에 뛰지 못하더라도 신 감독의 의지와 전술에 맞는다면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다.
문제는 성적이다. 홍명보, 슈틸리케 전 감독들은 모두 자신들의 원하는 선수를 선발해 경기에 기용했다. 당시 성적이 좋았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논란이 일었던 선수들은 대표팀에서 부진했다. 단언했던 이야기들이 경기력으로 증명되지 않으면서 감독의 부담은 커졌다.
따라서 신 감독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선수를 선발하는 것은 전혀 무리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20세 이하 대표팀과 다른 방향으로 대표를 이끌어 가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 신 감독의 상황은 좋지 않다. 이란-우즈베키스탄 2연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1승만 거두면 사실상 2위를 확보,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직행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한다면 신 감독의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
남은 임기에 대한 고민 보다는 무조건 2경기서 승리를 거두겠다는 신 감독의 의지는 확고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성적이 따르지 않는다면 감독의 이야기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K리그서 성공을 거두며 '난 놈'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신태용 감독이 A대표팀서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낼지 관심거리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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