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이다".
신태용 감독의 행보가 활발하다. 지난주 정식으로 감독에 취임한 신 감독은 지난 8~9일 전북 현대-울산 현대, 수원 삼성-제주 유나이티드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선수들을 분석했지만 이유는 확실하고 분명했다.
신태용 감독은 수원에서 전반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두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모든 조건을 차치하고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는 선수를 뽑아야 한다"라며 "극단적으로 이동국(38)도 컨디션이 좋다면 뽑을 수 있다. 수원 염기훈(34)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8일 전주에서는 "1~2명이 바뀐다고 팀이 바뀌지는 않는다. 주축으로 뛰는 선수들이 팀을 잡고 새 얼굴을 발굴해야 할 것”이라며 “경험이 많은 선수는 안정적이지만 그만큼 노쇠화됐다는 말이다. 노쇠한 선수로 간다면 옆에 다른 선수를 배치해야 한다"며 경험 많은 선수와 패기 있는 선수들이 잘 어우러진 팀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특히 신 감독은 지난 6일 취임 기자회견서 6일 기자회견에서 "K리그 수준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K리거로만 구성도 가능하다. 물론 어느 리그를 망라하고 두 경기에서 이기려면 최선의 구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파라고 무조건 뽑힌다는 생각은 절대로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에게 기대감을 불어넣는 이야기다. 특히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는 다른 축구를 펼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따라서 신 감독의 발언은 경험 많은 노장들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의 경우 대표팀 합류는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인생의 목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월드컵과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던 선수들의 경우에는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동국과 염기훈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면서 노장들과 K리그 선수들의 중용 가능성에 대해 심도있게 말했기 때문에 허투루 들을 수 없다.
물론 노장들 선발 가능성에 대하 직접적인 이야기를 한 이유는 간단하다. 당장 앞으로 다가올 이란-우즈베키스탄 2연전은 꼭 승리를 거둬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서 2위에 올라있다. A조는 이란이 승점 20점으로 러시아 월드컵행 티켓을 확보했다. 한국은 4승 1무 3패 승점 13점으로 2위에 올라있다. 우즈베키스탄(12점)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선수를 실험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신 감독은 그런 의미에서 노장들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선수 구성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신태용 감독이 이름을 언급한 염기훈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제주전을 마친 뒤 그는 "물론 아직도 선수생활을 더 해야 하고 갈 길도 멀다. 또 월드컵에 나선다면 정말 영광이다"라며 "감독님께서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여러가지 경험을 했지만 대표팀에는 분명 영광이다. 대표팀에 올라가고 싶다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선수들에 기회가 생길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말이다"고 설명했다.
2연전을 앞둔 상황에서 신 감독의 이야기는 파장이 커질 수 있다. 선수 선발이 잘 이뤄지고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다행이지만 반대의 상황이 생길 경우에는 더 큰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 현재 상황은 전임 감독과는 다른 모습이다. 경쟁을 부추기는 것이라면 긍정적인 영향임은 분명하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