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 최전방 공격수 양동현(31)이 신태용 A대표팀 신임 감독의 마음을 훔쳤을까.
포항은 1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0라운드 서울과 원정 경기서 0-1로 석패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반가운 손님이 찾았다. 신태용 감독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 출전할 옥석을 가리기 위해 상암벌을 방문한 것이다. 마침 이날 김남일, 차두리 등 코칭스태프 인선을 마무리한 터라 더 관심이 가는 행보였다.
신 감독이 눈여겨봐야 할 1순위 후보로 K리그 클래식 득점랭킹 1위 양동현이 꼽혔다. 올 시즌 K리그에서 가장 핫한 남자였다. 13골 2도움을 기록하며 득점과 공격포인트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양동현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을 때는 태극마크와 연을 맺지 못했다. 당시에도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지만 유독 슈틸리케 감독이 경기장을 찾을 때마다 부진했기 때문이다.
절치부심한 양동현은 한층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득점 기회에서는 과감히 슈팅을 시도했고, 동료들과 연계 플레이도 준수했다. 무엇보다 문전에서의 움직임이 날카로웠다. 멘탈도 상당 부분 향상된 듯했다.
양동현은 전반 10분 아크서클 근처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꽤 먼 거리였지만 지체없이 날린 슈팅이 위협적이었다.
양동현은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15분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무효 판정이 나 아쉬움을 삼켰다. 양동현은 후반 45분까지 풀타임 활약하며 서울의 뒷마당을 괴롭혔다. 동료들의 부족한 지원 사격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신태용 감독은 전반전을 마친 뒤 양동현의 활약상에 대해 "개인적인 선수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선수 선발에 대해서는 "컨디션과 이란, 우즈벡전에 통할 수 있느냐가 기준"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왕년에 한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날렸던 포항과 서울의 수장도 양동현의 최근 퍼포먼스에 엄지를 들어 올렸다. 최순호 포항 감독은 "어떤 상황에서도 (찬스를) 만들어주면 골을 넣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부산에서 양동현을 지도했던 황선홍 감독도 "예전에 비해 문전에서의 침투나 움직임이 훨씬 날카로워졌다"면서 "현재 탑클래스 스트라이커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슈틸리케 감독이 무거운 짐을 안기고 떠난 A대표팀은 바람 앞의 등불 신세다. 월드컵 최종예선 아시아지역 A조에서 3위 우즈벡의 승점 1점 차 추격을 받고 있는 2위다. 한국은 무엇보다 원정에서 무기력한 빈공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우즈벡 원정서 최종전을 치르는 만큼 기존 공격수 외에 비기가 절실한 시점이다./dolyng@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