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부상을 훌훌 털고 8개월만에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이정민(35, AB&I)이 타이틀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정민은 16일 대전 골프존 조이마루에서 열린 '2017 삼성증권 mPOP GTOUR 정규투어 3차 대회' 결선에서 최종합계 9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시즌 첫 승을 차지한 이정민은 작년 11월 GTOUR 3차 대회 이후 8개월만에 다시 정상에 오르며 통산 3승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2승을 기록했던 이정민은 올해 2월 야구 경기를 하다가 왼쪽 손목 인대를 다쳤다. 이 때문인지 이후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정민은 경기 후 "손목을 다쳐 마음고생을 했다. 우승 경험 때문인지 1차 대회에서 톱10(공동 7위)에 들었는데도 '성적이 왜 안나오냐'는 소리를 들어 개인적으로 부담이 많았다"면서 "이번 우승으로 부담감을 떨칠 수 있어 기쁘다. 인대는 95% 정도 완쾌됐다"고 밝혔다.
전날 7언더파 선두로 이날 경기에 나선 이정민이었다. 이정민은 어렵다는 골프존 비전 플러스 시스템의 하이원CC 코스였던 만큼 공격적인 운영보다 안정에 무게를 뒀다. 막판까지 2위권들의 끈질긴 추격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지만 이정민의 작전은 주효했다.
추격자들이 알아서 떨어져 나갔다. 무서운 기세를 타던 최민욱(20, AB&I)이 14번홀에서 잇딴 퍼팅 실수로 더블보기를 범했고, 피희태(32, AB&I)는 17번홀 티샷을 OB지역에 빠뜨렸다. 그나마 하기원이 16번홀까지 1타차로 따라붙었지만 더 이상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이정민은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최민욱(20), 피희태(32, 이상 AB&I), 하기원(35, HENDON) 등 따라와 안전하게 경기를 운영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민은 이날 경기에 대해 "딱히 잘된 것도 없지만 안된 것도 없었던 하루였다. 안전하게 가다보면 다른 선수들의 실수가 나오지 않을까 했다. 선두가 아니었다면 공격적으로 나갔겠지만 이번에는 무난하게 쳤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남은 시즌 목표에 대해 "욕심 같아서는 남은 대회에서 다 우승하고 싶다"며 활짝 우승은 이정민은 "한 번 더 우승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상금왕이나 대상포인트 등 타이틀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정민은 하기원과 하이파이브를, 프로골퍼 아내 이정은과는 진한 포옹으로 개인적인 고마움을 전했다. 이정민은 "하기원 프로와의 집이 가까워 연습경기를 자주 한다. 같이 연습을 많이 한 것이 도움됐다. 아내 이정은 프로는 안성에 있는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그러면서도 내 뒷바라지를 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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