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의 발 끝에서 다시 골이 터졌다. 데드볼 상황에서 나온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지난번 프리킥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김신욱은 16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펼쳐진 2017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 상주 상무와 원정 경기서 후반 쐐기골을 터트렸다. 그는 상대 파울로 얻은 프리킥 기회가 지체없이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고 그의 슈팅은 그대로 상대 골네트에 꽂혔다.
지난 8일 4-0의 대승을 거뒀던 울산전에서 생애 2번째 프리킥골을 기록했던 김신욱은 상주전에서는 3번재 프리킥이자 리그 9호골을 기록했다. 울산전에 이어 상주전에서도 신태용 감독 앞에서 프리킥을 꽂아넣으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김신욱은 침착했다. 특히 올 시즌 팀 선배인 이동국, 에두와 함께 로테이션을 통해 경기에 나서고 있는 그는 외부로 불만을 표출하지 않는다. 항상 그는 "(이)동국형과 에두의 경기력이 모두 좋다. 잘 하는 선수가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다. 나도 열심히 하면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196cm의 장신인 김신욱은 발기술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 물론 그와 함께 생활한 감독 및 코칭 스태프는 김신욱이 단순히 헤딩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발기술도 뛰어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물론 프리킥까지 완벽하게 차 넣을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김신욱은 자신에게 씌여진 오명을 씻어내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다.
경기 후 전북 최강희 감독은 김신욱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 감독은 "슛 훈련을 워낙 많이 한다. 자제 시킬 정도로 많이 한다. 특이한 선수다. 만류할 정도로 개인 운동을 많이 한다. 그런 데서 오는 자신감이지 않을까 싶다. 오늘도 쫓기는 상황에서 득점하면서 팀에 많이 도움됐다. 나도 김신욱이 이런 감각을 가지고 있다면 집중적으로 훈련시켜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프리킥 상황에 대해서는 "김신욱이 프리킥을 차겠다고 고집했다. 당연한 일이다. 당연히 스트라이커는 골 욕심이 많아야 한다. 본인이 해결해주면 다른 선수들도 인정하기 마련이다"고 전했다.
최강희 감독의 말처럼 김신욱은 훈련량이 대단하다. 후배들을 모아놓고 훈련을 더 하자는 말을 한다. 그만큼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기분좋게 경기를 마친 김신욱도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자신의 능력으로 넣었다기 보다는 동료들이 기회를 양보했기 때문에 생긴 기회라는 것.
그는 "로페즈가 너는 왜 연습때 안차고 경기서 차면 골을 넣느냐고 농담하더라. 사실 크게 준비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또 "느낌이 좋았다. 슈팅 연습을 많이 해서 도움이 된 것같다. 기회를 양보해준 이승기, 로페즈에게 고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또 그는 "오늘 (이)동국이형이 정말 잘하시더라. 에두도 몸이 좋다. 세 선수 모두 시너지 효과가 난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세 선수가 포인트를 모두 합쳐서 득점상을 받으면 좋겠다. 시너지가 났으면 좋겠다"고 팀 플레이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신욱은 신태용 A대표팀 감독 앞에서 자신의 발 기술을 완벽하게 증명했다. 올 시즌 2차례 기록한 프리킥 득점을 신태용 감독은 모두 현장에서 지켜봤다. 스스로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김신욱은 분명 리그 뿐만 아니라 전북에서도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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