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수가 왜 KBL에 지원했을까?’
2017 KBL 외국선수 트라이아웃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되고 있다. 최종등록자 92명 중 리카르도 포웰 등 3명이 더 이탈해 지원자는 89명으로 줄었다. 장신선수의 경우 뽑을 만한 인재가 줄어 대부분 경력자들이 대체로 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단신선수의 경우 주목할 만한 새 얼굴들이 있다. 과거 미국농구에서 전국구 유망주로 이름을 떨쳤던 선수도 몇 명 보인다.
▲ 카이리 어빙과 라이벌이었던 조쉬 셀비(26, 186.7cm, 91.7kg, 캔자스대)
조쉬 셀비는 KBL 드래프트에 나온 선수 중 가장 이름값이 높은 선수다. 2010년 고등학생시절 라이벌스닷컴 기준 전미랭킹 1위, ESPN 5위 유망주였다. 당시 동기였던 카이리 어빙과 가드랭킹을 다툴 정도로 전도유망한 선수였다.
셀비는 전미최고 고교선수들이 모두 모이는 2010년 맥도날드 올아메리칸 게임에서 13점을 넣었고, 덩크슛 대회에서 우승했다. 켄터키, 캔자스, 애리조나 등 전미최고의 명문대가 손을 내밀었고, 캔자스에 입학했다.
실력 외적으로 말썽이 많았던 선수다. 볼티모어 출신인 그는 카멜로 앤서니의 비즈니스 매니저 로버트 프레지어와 부적절한 금전관계를 맺은 것이 드러나 NCAA로부터 출전금지를 당했다. 결국 셀비는 1학년 첫 9경기서 뛰지 못했고, 4607달러의 벌금을 내고 겨우 징계가 풀렸다. 셀비는 캔자스 데뷔전에서 USC를 상대로 3점슛 5개 포함, 21점을 퍼부어 승리에 기여했다. 누구도 셀비가 캔자스의 스타가 될 것이라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그의 일학년 시즌은 평균 7.9점으로 평범하게 끝났다.
원래 돈에 더 목적이 있었던 셀비는 1학년만 마치고 미련 없이 대학을 떠나 2011년 NBA 드래프트 2라운드 49위로 멤피스에 지명됐다. 2012년 NBA 서머리그에서는 데미안 릴라드와 함께 공동 MVP에 올랐다. 원하던 NBA선수가 됐지만 적응은 쉽지 않았다. 결국 셀비는 2시즌 동안 평균 2.2점을 남기고 NBA에서 퇴출됐다. 이후 그는 크로아티아, 중국, 터키, 이스라엘 등 해외리그를 전전하고 있다.
셀비는 전형적인 득점형 포인트가드다. 공격력 하나는 조 잭슨이나 키퍼 사익스를 능가한다. 탄력이 좋고 3점슛이 터지면 무섭다. 이스라엘에서 39.5%를 찍었다. 다만 시스템 농구보다 전형적인 일대일에 강한 타입이다. 분명 좋은 선수지만 조직력을 중시하는 KBL에서 적응이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시즌 이스라엘 내셔널리그 평균 17.5점, 4.4어시스트, 1.1스틸을 기록했다.
셀비의 에이전트 최은동 씨는 "득점력은 여전히 뛰어나다. 한국스타일에 적응만 잘하면 좋은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라고 평했다.
▲ ‘앤드류 위긴스의 형’ 닉 위긴스(26, 190.4cm, 77kg, 위치타 주립대)
사실 동생 때문에 더 주목을 받는 선수라고 볼 수 있다. 마침 NBA스타 앤드류 위긴스가 오는 20일 한국을 방문하는데 형이 한국리그에 지원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고교시절부터 전미랭킹 1위 유망주였던 동생 앤드류에 비해 형은 기량이 많이 떨어지는 선수다. 앤드류 위긴스도 체중이 90kg에 불과해 NBA에서 몸싸움에 애를 먹는데 형은 77kg으로 더 말랐다. 그나마 신장이 KBL에서 단신선수로 분류된 점은 다행이다.
위긴스는 대학경력도 초라하다. 그는 Wabash Valley JC를 거쳐 3학년 때 위치타주립대로 편입했다. 위치타주립대에서도 주로 벤치에서 뛰었다. 2014년 위치타주립대가 정규시즌 전승으로 NCAA 토너먼트 1번 시드를 받아 주목 받았다. 위치타주립대는 32강에서 켄터키에게 76-78로 아깝게 졌다. 당시에도 NBA 스카우트들은 론 베이커를 주목했지 위긴스에게 눈길을 주지는 않았다.
앤드류 위긴스가 캔자스에서 뛰던 2013-14시즌 위치타주립대가 무패행진을 펼치면서 주목을 끌었다. 그러자 위치타주립대 선수들이 캔자스 홈구장 앨런필드하우스에 나타나 ‘캔자스대학이 캔자스주 전체를 대표하지는 않는다’는 티셔츠를 입은 적이 있다. 정작 캔자스 선수들은 별 신경 쓰지 않았다. 두 팀 모두 NCAA 토너먼트에서 탈락하며 형제대결도 이뤄지지 않았다.
닉 위긴스는 전형적인 스윙맨으로 동생의 다운그레이드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스피드와 탄력을 이용한 돌파는 괜찮지만, 외곽슛은 불안하다. KBL 감독들은 작은 선수도 골밑을 볼 줄 알아야 선호한다. 아니면 아예 포인트가드로 리딩을 볼 줄 알아야 하는데 위긴스는 둘 다 못한다. 한국에 올 가능성은 낮다.
▲ ‘맥도날드 올아메리칸’ 르브라이언 내쉬(25, 198.9cm, 101kg, 오클라호마 주립대)
이름만 보면 전세계에서 가장 농구 잘할 것 같은 선수다. 르브론 제임스의 신체조건에 코비 브라이언트의 슈팅, 스티브 내쉬의 패스를 왠지 물려받았을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는 않다.
링컨고교시절 내쉬는 라이벌스닷컴 전미 6위, ESPNU 전미 스몰포워드랭킹 3위에 올랐다. 2010년에는 U18 미국대표팀에 선발돼 우승을 맛보기도 했다. 2011년 텍사스주 미스터 바스켓볼에 선정됐다. 아마추어 때가 그의 전성기였다.
오클라호마주립대 진학 후에도 성적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2012년 ‘빅12 올해의 신입생’ 상을 받았다. 특히 2학년 때 평균 14점, 7.1리바운드, 4.8어시스트, 2.6스틸로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스윙맨이면서 육중한 체구로 리바운드와 파워플레이까지 겸비한 선수다. 대학졸업 후에는 특이하게 일본 BJ에서 뛰며 올스타MVP와 베스트5에 올랐다. 휴스턴 로케츠와 잠시 계약했지만 이틀 만에 쫓겨나고 산하 D리그서 뛰었다.
문제는 KBL에서 내쉬가 장신선수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아무리 잘해도 센터를 소화하지 못하면 한국에서 선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제임스 켈리가 이미 보여준 한계다. 또 내쉬는 성질이 거칠기로 유명하다. 성격만 잘 다스렸어도 NBA에서 뛰고 있을 것이란 평이 많다. 통제된 생활을 해야 하는 한국에서 뛰기 쉽지 않아 보인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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