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린저씨 칼럼]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는 돈을 요구하는 게임이다. 원조 리니지에서 리니지2, 그리고 지금의 모바일 리니지m까지. 게이머들을 향한 엔씨의 현금 결재 요구는 시일이 지날수록 더 교묘해지고 강력해졌다. 리니지m에 이르러서는 단순히 월에 몇 만원을 정액결재하는 수준을 벗어나 최저임금 급여자들의 한 달 월급쯤은 통째로 쏟아부어도 양에 안 찰 수준으로 격하게 유도하고 있다.
리니지m의 무서운 점은 게이머의 현금 결재, 속칭 '현질'의 규모에 전혀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리니지m뿐만 아니라 상당수 모바일 게임들이 갖고 있는 사회적 병폐다. 관계당국이 단속의 손길을 놓고 있는 사이에 사실상의 성인 도박장이 아무런 규제없이 남녀노소 누구나에게 활짝 문을 열고 호객 행위를 일삼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엔씨가 이같은 리니지m의 게임 방식을 들고서 애플 앱스토어 론칭을 를 운운한 자체가 소비자를 우롱하고 기만했다는 의혹을 품게 된다. 엔씨는 앱시장의 양대산맥인 구글과 앱스토어에 거래소 없이 일단 론칭하는 미끼를 던져 나이 구분없이 최대한의 게이머를 끌어들이는 효과를 봤다.
다음 수순은 뻔하게, 그리고 뻔뻔하게 진행중이다. 게이머들이 캐릭터에 돈과 시간을 들여 일정 부분 육성해 놓은 다음에야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거래소 기능을 갖춘 18세 버전을 내놓았다. 성인 게임을 용납하지 않는 애플 앱스토어에는 거래가 안되는 12세이용가로 서비스하고 있다. 거래만 안될 뿐, PK나 아이템 현금 구매는 성인용과 전혀 다를 바 없다. 오히려 청소년들이 편법의 유혹에 빠질 여지만 커지고 있다. 한 마디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과금을 유도했고 성공을 거뒀다. (엔씨가 게이머들의 지갑을 탈수기처럼 쥐어짜는 방식은 특집으로 기획중입니다.)
이쯤에서 엔씨소프트 김택진의 게임관을 다시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과연 오늘의 엔씨를 만들어준 리니지 충성 팬들을 봉으로만 보는 것인지 어떤지. 현재까지의 정황을 보면 요즘 사회문제로 부각된 '미스터피자'나 '호식이치킨' 등 프랜차이즈 갑질은 우스울 정도다. 아직 리니지m의 서비스 초기인만큼 예단은 이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고개를 갸웃할 소지가 충분하다.
대형 사기 사고도 일찌감치 터졌다. 리니지m의 현금 유도 아이템인 드래곤의 다이아를 싸게 사준다는 유령업체가 게이머들로부터 수 억원을 받아 챙기고 사라지면서 수사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거래를 시도한 피해자들에게 1차 책임이 있지만 엔씨 측도 '나 몰라라' '책임없다'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해서는 안될 일이다. 결국은 '돈이 모든 걸 지배하게 만드는 리니지m 세상'이 이번 게임머니 사기사건의 배경이기 때문이다./osenstar@osen.co.kr
<사진> 엔씨소프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