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희가 '다시 만난 세계'였다. 한 폭의 그림처럼 청순하다가도 어딘가 어리숙해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잘 표현하며 첫 회부터 존재감을 발휘하며 일각을 우려를 씻고 기대를 모은 것. 이제 워밍업은 끝났다.
이연희는 지난 19일 첫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다시 만난 세계'에서 12년 전 죽은 친구 해성(여진구 분)에 대한 죄책감으로 꿈이었던 미술도 포기한 채 주방보조로 살고 있는 정정원 역을 맡아 출연 중이다.
이날 방송은 12년 전 죽은 친구 해성(여진구 분)과의 과거를 추억하는 정원의 모습으로 시작했다. 현재 서울에서 주방보조 5년차로 일하고 있는 정원은 해성을 추억하기 위해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 그의 흔적을 되짚었다.
첫사랑이자 단짝친구였던 해성의 사진을 바라보던 정원은 "세월 더럽게 빠르다. 12년이나 됐네. 나 벌써 31살이다. 우리 동네 유치원 다니는 여자애가 나더러 아줌마라더라"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결국 다시 서울로 가기위해 버스를 탔던 정원은 기찻길 위에 서있는 해성을 발견하고 급하게 차에서 내렸지만 해성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있었다. 이에 다시 한 번 정원은 "미쳤구나, 미쳤어. 왜 죽은 사람이 여기 있겠냐고"라며 자조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다시 주방보조의 일상으로 돌아온 정원의 현실은 치열했다. 식당까지 찾아온 사채업자 때문에 창문으로 도망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들키는 바람에 한 쪽 신발까지 벗겨진 채로 "빨리 갚겠다"고 사정하는 굴욕을 당해야 했던 것.
또한 정원에게는 레스토랑 대표이자 그를 좋아하는 셰프 차민준(안재현 분)이 있었다. 파리에서의 유학조차 포기하고 집앞에 찾아온 차민준을 보고서도 레스토랑이 걱정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정원은 오직 해성 생각 뿐이었다.
방송 말미에는 드디어 해성과 마주친 정원의 놀란 표정과 함께, 다음 회차에서 민준의 고백을 받고 집앞에 쓰러진 해성의 모습을 발견하는 모습이 그려지며 이들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될 것을 예고했다.
이처럼 '다시 만난 세계'를 이끄는 인물 정원으로 분한 이연희는 캐릭터의 허당기 넘치는 성격은 물론, 첫사랑의 아련함까지 품은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는 방송 초반 그에게 향했던 우려를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로 바꾼 것으로,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었다.
이연희와 여진구가 본격적으로 재회하는 이야기가 그려지는 오늘(20일) 방송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다시 만난 세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