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젊은 투수들이 본격적으로 1군 진입을 정조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유희관-장원준으로 이뤄진 '판타스틱4'의 활약에 힘입어 팀 평균자책점 4.45로 전체 1위를 달렸다.
올 시즌 85경기를 치른 가운데 두산의 마운드는 지난해만큼 압도적이지는 않았지만, 어느정도 제 역할을 했다.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은 4.80으로 전체 4위. 약점으로 꼽혔던 구원 투수진도 팀 평균자책점 4.94로 다소 불안했지만 10개 구단 중 세 번째로 낮았다.
다소 기복이 있었지만, 김승회, 김성배 '베테랑 듀오'가 허리를 든든하게 지켰고, 여기에 김강률도 7월 등판한 5경기에서 5⅔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1.59로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또한 이현승 역시 허리 통증으로 한 차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위기 상황마다 제 역할을 해줬고, 이용찬도 39경기에 나와 2승 3패 13세이브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하며 팀의 뒷문을 책임졌다.
보우덴이 시즌 개막과 함께 어깨 통증으로 4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김명신, 박치국, 이영하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버티기'에 성공했다.
전반기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비교적 잘 돌아갔던 두산의 마운드가 후반기 새로운 활력소를 기다리고 있다.
우선 지난 4월 25일 고척 넥센전에서 타구에 맞아 안면 골절을 당한 김명신이 본격적으로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피칭을 하면서 복귀를 가시권에 뒀다.
2017년 2차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20순위)로 입단한 김명신은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1군 무대에서 안정적인 제구와 신입답지 않은 배짱있는 투구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선발 데뷔전이었던 4월 15일 NC전에서는 5이닝 2실점으로 데뷔 승을 챙기기도 했다.
지난 5일 소프트뱅크와의 교류전에 부상 후 첫 실전 등판을 한 김명신은 6일에도 경기에 나와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이후 퓨처스리그 4차례 등판해 컨디션 끌어 올리기에 들어갔다. 특히 19일과 20일 각각 1이닝씩을 던진 그는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기대를 높였다.
'사이드암' 최동현도 시동을 걸었다. 2017년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최동현은 입단 전 팔꿈치 수술로 재활에 매진하다 지난달 20일부터 실전 피칭에 들어갔다. 이후 9경기에 등판한 그는 1승 1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남겼다. 또한 지난 16일 잠실에서 진행된 자체 훈련에서 1군에 합류해 불펜에서 공을 던지기도 했다.
이강철 두산 퓨처스 감독은 "대학교 때 경기를 많이 나가면서 마운드에서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밸런스가 좋고, 직구 구속은 느리지만 볼끝이 좋은 선수"라며 "1군에서 경험을 쌓으면 정말 괜찮을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 시즌 19경기 나왔던 박치국은 2군에서 가다듬기에 들어갔다. 김명신의 부상으로 1군에 올라온 박치국은 1군 콜업 당시 직구와 커브 '투피치'에 그쳤다. 2군에서 이강철 감독과 조웅천 코치에게 체인지업을 배우고 있었지만, 실전에서 쓸 단계는 아니었다. 1군에서 공을 던지며 포크볼을 익히기도 했지만, 2군에서 좀 더 변화구를 안정적으로 익혀온다면 한층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이 밖에 2015년 1차 지명 남경호도 실전 무대에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지난 2015년 1군 무대를 밟고, 포스트시즌에도 나섰던 남경호는 2016년 스프링캠프 어깨 통증으로 조기 귀국한 뒤 재활에 매진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3경기에 나섰지만, 햄스트링 통증까지 겹치면서 이후 다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최근 다시 마운드에 오르기 시작해 실전 피칭에 들어간 그는 퓨처스리그 3경기에 등판해 3이닝 무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아직 완벽하게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은 만큼 1군에 모습을 보이기까지는 다른 선수보다 더 걸릴 수 있다. 그러나 1군을 비롯해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무대를 밟아본 경험이 있는 만큼 복귀 시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현재 두산의 1군에는 이영하, 전용훈 등 올 시즌 첫 선을 보인 젊은 투수들의 활약을 하고 있다. 이영하는 1승 3패 평균자책점 8.18로 눈에 보이는 성적은 좋지 않지만, 보우덴의 공백 당시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팀에 큰 보탬이 됐다. 또 올 시즌 4경기에 등판한 전용훈은 후반기 두 차례의 등판에서는 모두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기에 1군 무대에 나서기를 기다리고 있는 젊은 투수들이 하나씩 자리를 잡는다면 두산의 마운드는 한층 더 안정적으로 돌아감은 물론 미래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