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추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5강은 멀어지고 이젠 9위 추락을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대책 없이 도돌이표처럼 원래대로 돌아갔다.
한화가 후반기 시작부터 맥을 못 췄다. 18~20일 청주에서 열린 NC와 홈 3연전을 모두 내줬다. 이달에만 벌써 두 번째 싹쓸이 3연패. 7월 12경기 3승9패 승률 2할5푼으로 뚜렷한 하락세다. 5강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지만, 현실적으로 5위가 아니라 9위에 가까워졌다.
공동 4위 두산-LG에 9.5경기 차이로 뒤진 반면 9위 삼성에는 1경기차 추격을 받고 있다. 시즌이 56경기 남아있지만 뒤집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88경기를 소화했을 때 한화는 5위 롯데에 5경기 뒤진 7위였는데도 5강에 못 들었다. 올해 흐름은 지난해보다 좋지 않다.
한화는 6월 한 달간 11승13패1무로 5할에 근접한 승률을 냈다. 이 기간 팀 평균자책점은 5.96으로 7위였다.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 공백 속에 2군에서 올라온 김재영·김범수·강승현·이충호 등이 새로운 힘을 불어넣었다.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정리하며 분위기 쇄신 효과를 보는 듯했다.
그러나 경험이 부족한 신진급 선수들에게 꾸준한 활약을 바라긴 어려웠다. 7월 팀 평균자책점이 6.92로 상승, 이 부문 8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젊은 투수들이 하나둘씩 분석을 당하면서 공략당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자 대책이 없다. 결국 기존 1군에서 던진 송은범·이태양·장민재를 다시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 투수들도 아직까지 좋을 때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을 대신할 만한 투수가 없는 상황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외국인 투수들이 부상으로 장기 이탈하는 악재까지 겹치며 투수력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다. 키운 선수는 얼마 없는데 외부에서 영입한 선수들도 그저 그렇다.
야수 쪽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름값은 높지만, 효율성이 떨어진다. 7월 팀 타율은 2할9푼이지만 같은 기간 7회 이후 2점차 이내 접전에서 팀 타율은 2할1푼4리에 9위에 불과하다. 타선 연결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승부가 기운 뒤 득점이 많다. 주루사에 수비 실책까지, 전형적인 약팀의 모습.
한화는 시즌 중 감독 퇴진과 베테랑 대거 방출로 급진적인 변화를 겪었다. 단기 반짝 효과는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팀을 바꿀 만한 대책은 부족한 상태였다. 리빌딩 또는 세대교체엔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지만 눈앞의 성적과 경기력이 너무 무기력하다. 결국 한화는 도돌이표처럼 또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