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한 오심으로 홈런을 도둑맞은 롯데. 롯데 구단 측과 조원우 감독, 당사자 손아섭이 입을 열었다.
롯데는 20일 울산 문수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과 맞대결을 4-4로 비겼다. 그러나 롯데로서는 '이길 경기를 졌다'라는 아쉬움이 남을 법하다.
롯데가 1-4로 뒤진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 손아섭이 타석에 들어섰다. 손아섭은 상대 선발 윤성환의 2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 넘기는 홈런을 때려냈다. 원심은 홈런. 그러나 타구가 담장 쪽을 맞고 다시 그라운드로 들어왔다. 삼성 측에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느린 그림으로 확인하면 외야 담장 노란 선에 맞은 게 분명히 보였다. 원심이 유지되어야 하는 상황임에도 비디오 판독 끝에 번복됐다. 롯데로서는 홈런을 빼앗긴 것이다. KBO는 해당 판정이 '오독'이었음을 인정했고, 징계를 내렸다. 잘못된 판정을 내린 김호인 비디오판독 센터장에게 야구규약 부칙 제1조 [총재의 권한에 관한 특례]에 의거 21일부터 경기일 기준으로 10일 출장 정지의 제재를 부과했다. 또한 해당 판독에 참여한 2명의 판독 요원에게도 각각 5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또한 KBO는 경기 도중 롯데 측에 사과 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이미 손아섭의 홈런과 롯데의 1점은 돌이킬 수 없다. 21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조원우 롯데 감독은 "억울한 건 억울한 것이다"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조 감독은 "비디오판독이 선언되면 어필하러 나가기만 해도 퇴장이다"라며 "판독 위원들은 정확하게 판독하는 것이 직업이니 고의성은 없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조원우 감독은 "올스타전 때 감독들이 만나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개선 필요성에 대해 모두가 공감했다. 김진욱 kt 감독이 말하신 것처럼 전광판에 화면을 공유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라며 "김태형 감독님이 회장 역할을 맡고 있으니 KBO에 입장을 전달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당사자 손아섭은 시선을 자신에게 돌렸다. 손아섭은 "비디오판독의 아쉬움은 둘째 치고, 팀이 이겼으면 괜찮았을 것이다. 연장 승부 끝에 무승부로 끝난 것이 더 아쉽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울산 구장의 특성을 알고 있었으나 심판분들도 비디오판독 센터에서 오는 결과는 어쩔 수 없다고 하셨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손아섭은 "판독 자체도 사람이 하는 것이다. 실수가 있을 수 있다"라고 위안했다.
한편, 롯데 측은 "구단으로서는 매우 억울한 일이다. 향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이 반드시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