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여자오픈 출전은 이정은6(21, 토니모리)에게 달콤한 보약이었다.
이정은은 지난 22일 경기도 파주의 서원밸리 골프클럽(파72, 6566야드)서 개막한 2017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MY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 2017(총상금 5억 원, 우승상금 1억 원) 2라운드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는 무결점 플레이로 7언더파 65타를 쳤다.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를 적어낸 이정은은 전날 공동 20위서 단독 선두로 껑충 뛰어 올랐다. 지난 4월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서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한 이후 3개월여 만에 2승 기회를 잡았다.
이정은은 10번홀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13~14번홀서 줄버디를 낚은 이정은은 후반 들어서도 1, 4, 5, 7번홀서 잇따라 버디를 잡아내며 개인 베스트인 7언더파를 적어냈다.
지난주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출전이 이정은에게 골프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LPGA 투어 첫 출전이었음에도 공동 5위를 차지하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렸다.
'베테랑' 크리스티 커(미국)를 바로 옆에서 지켜본 건 행운이었다. 이정은은 "길어도 33세까지만 선수 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미국에 갔다온 뒤로 생각이 바뀌었다"면서 "크리스티 커를 비롯한 베테랑 선수들과 같이 쳐봤는데 생각보다 거리도 많이 나가고 기량도 뛰어나 '나도 오랬동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까다로운 US오픈의 코스를 경험하며 국내에서는 얻을 수 없는 또 다른 경험치를 쌓았다. 한국과 다른 잔디, 어려운 러프 등을 경험하며 골프를 보는 눈이 한층 여유로워졌다.
이정은은 2라운드 단독 선두에 오른 뒤 "US오픈에 나서지 않고 바로 이 코스에서 쳤다면 러프가 굉장히 까다로워 신경이 쓰였을 텐데 US오픈 대회장의 러프가 많이 어려웠던 덕분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가장 큰 소득은 자신감이다. "US오픈이 굉장히 어려운 대회라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어렵지는 않았다. 다른 대회를 뛰어도 '어렵지 않겠구나' 느꼈다. 미국에서도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정은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KL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그는 올해 쟁쟁한 선배들 틈바구니 속에서 대상포인트와 평균타수 1위, 상금랭킹 3위를 질주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2주간의 여름방학을 앞둔 이정은은 "지금 워낙 샷감이 좋아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생각만 든다"면서 "상반기 마지막 대회이기 때문에 모든 걸 쏟아붓고 싶다"고 정상을 조준했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