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래스’ 해결사 김연경, 홈에서 펄펄 날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7.23 15: 38

역시 배구여제였다. 김연경(29·상하이)이 해결사 몫을 톡톡히 하며 한국의 수원 시리즈 전승을 이끌었다. 김연경과 대표팀의 선전을 보기 위해 몰려든 구름 관중들에게는 최고의 팬 서비스였다.
홍성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배구대표팀은 2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 그랑프리 2그룹 3주자 마지막 경기였던 폴란드전에서 세트스코어 3-0의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승점 25점을 확보했다. 월드그랑프리의 특이한 규정상 결선 라운드 주최국인 체코가 일찌감치 1위가 됐지만 승점만 놓고 보면 2그룹 1위다. 이미 결선 라운드 진출 자체는 확정된 한국은 독일-페루전 결과에 따라 오는 29일 결선 라운드 상대가 결정된다.
이번 대회는 한국에서 열린 여자배구 대회 사상 최고의 흥행을 거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21일 카자흐스탄전은 금요일 오후 4시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3150명의 관중이 체육관을 찾았다. 주말에 열린 22일 콜롬비아전과 이날 폴란드전은 경기장 복도까지 관중들이 들어찰 정도로 만원 사례를 이뤘다. 국제대회에서 지속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여자대표팀에 대한 국민들의 사랑을 실감할 수 있었던 그랑프리 3주차였다.

그 중심에는 단연 김연경이 있었다. 전 새계 최고의 여자배구 선수 중 하나인 김연경은 최근 유럽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몇몇 활동을 하기는 했지만 한국에서 뛸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그랑프리 대회는 김연경에 대한 팬들의 갈증을 씻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김연경도 이번 수원 시리즈에 대한 개인적인 기대감이 컸는데, 최고의 결과와 함께 체코로 떠나게 됐다.
김연경의 몸짓 하나하나에 관중들이 열광했다. 특유의 시원시원한 스파이크는 물론, 고비 때마다 중요한 득점을 따내니 관중들이 환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교적 팽팽했던 경기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미소를 잊지 않으며 후배들을 이끌었다.
활약은 만점이었다. 순도가 높았다. 1세트 24-23에서 마지막 득점을 성공시킨 것도 김연경이었고, 2세트의 승부처였던 19-16에서 연속 득점으로 사실상 주도권을 장악한 것도 김연경이었다. 3세트에서도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연경의 스파이크가 불을 뿜으며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20-20으로 맞선 막판에도 힘을 낸 해결사는 역시 김연경이었다. 고된 일정이었지만 김연경은 힘이 넘쳤다.
김연경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여러 곳에 걸렸고, 환호는 김연경과 김연경과 함께 하는 선수들에게까지 고루 퍼졌다. 김연경도 경기 후 몇몇 선수들과 함께 팬들과 사진을 찍는 등 국내에서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잠시 호흡을 정비한 대표팀은 오는 29일 체코에서 시작될 결선 라운드에서 2그룹 정상을 노린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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