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 이동국이 '전설매치'서 진짜 전설이 됐다.
이동국은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FC 서울과 경기서 후반 분 쐐기골을 터트렸다. 김신욱과 투톱으로 나선 그는 선제골의 시발점 역할 뿐만 아니라 골맛까지 보면서 전설의 위치에 올랐다. 이동국은 이날 득점포로 K리그 통산 196골(68도움)을 기록하게 됐다.
로페즈와 최철순이 출전하지 못한 전북은 부담스러운 카드인 4-4-2 전술로 경기에 임했다. 올 시즌 투톱 공격진을 앞세워 경기를 펼칠 때 전북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특히 지난 5월 열린 제주와 홈 경기서 전북은 김신욱과 에두의 투톱을 세운 3-5-2 전술로 경기에 임했다. 당시에는 김진수와 최철순 두명의 측면 수비수가 나설 수 없었기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3-5-2 시스템을 가동했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당시 제주에 4골을 허용하며 패배, 선두를 내주기도 했다. 따라서 올 시즌 전북의 투톱은 기대를 걸만한 전술은 아니었다.
최강희 감독은 우려속에서도 투톱 공격진을 구성했다. 물론 멤버 변화가 있었다. 김신욱의 파트너로 이동국이 먼저 투입됐다. 백전노장 이동국은 현재 몸상태에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 최강희 감독도 이동국에 대한 칭찬을 하며 전술적인 움직임을 설명했다. 전북은 이동국-김신욱이 플랫한 움직임을 보이는 전형적인 투톱이 아닌 비스듬히 나서서 경기를 펼칠 것이라 설명했다. 김신욱이 섀도 스트라이커처럼 2선에서 전방의 이동국과 호흡을 맞춘다는 것.
전북의 공격은 경기 초반 매서웠다. 이동국이 많은 활동량을 선보이며 서울 수비를 괴롭혔다. 전북은 프리킥과 코너킥 기회를 여러차례 만들며 골을 넣기 위해 노력했다.
전북의 공격은 계속됐다. 전반 중반 서울 주세종이 퇴장 당해 한 명 많은 상황서 경기를 펼친 전북은 끊임없이 서울을 괴롭혔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이동국이 골대를 맞추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전북은 자신들이 가진 최고의 장점인 측면 공격을 통해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북은 후반 13분 김신욱과 이동국의 투톱의 호흡에 이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에델의 활약이 더해지며 선제골이 터졌다. 역습 상황에서 김신욱이 오른쪽에서 길게 연결한 볼을 이동국이 끝까지 달렸다. 문전으로 올린 크로스는 길게 넘어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에델이 머리로 따냈고 이재성이 마무리 했다.
이동국의 집념은 대단했다. 김신욱이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했지만 측면을 끊임없이 달렸다. 그 결과 상대 수비와 경합을 이겨내고 문전으로 결정적인 크로스를 올렸다.
이날 A 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경기를 지켜봤지만 이동국은 대표팀에 대해 의지를 갖고 경기를 임한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김신욱, 에두와 치열한 내부 경쟁서 이겨내겠다는 의지가 더 강해 보였다.
이동국의 투지는 교체 직전까지 펼쳐졌다. 골까지 터트렸다. 서울이 공세를 펼친 뒤 공격을 펼친 전북은 곧바로 쐐기골을 넣었다. 이동국이 그 주인공이었다. 아크 정면에서 에델과 패스를 주고받은 이동국은 문전으로 달려든 뒤 서울 골키퍼 양한빈과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 팀의 2-0 리드를 이끌었다. 이동국은 곧바로 교체됐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며 전설로 자리 잡았다. / 10bird@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