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이 친 사고를 기회로? 세리에 A 승격팀 헬라스 베로나가 이승우(19, 바르셀로나 B) 영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탈리아 언론 '디 마르지오'는 28일(한국시간) "헬라스 베로나가 바르,셀로나 출신 이승우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로나는 지난 시즌 세리에B에서 2위 성적을 거두며 승격에 성공한 상태다.
1903년 처음 창단되어 100년을 훌쩍 넘은 역사를 자랑하는 헬라스 베로나는 베로나 지역을 대표하는 명문이었다. 그러나 헬라스 베로나는 2000년대 이후 주로 세리에 B에서 머무르며 지역 라이벌 키에보 베로나에게 밀리고 있다.
베로나는 지난 2013-2014시즌 세리에 B서 A로 승격과 동시에 '베테랑' 루카 토니, 보슈코 얀코비치, '유망주' 후안 이투르베를 임대로 데려오는 파격적인 보강을 통해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비록 2015-2016 시즌 부진하며 세리에 B로 강등당하긴 했으나 이탈리아 국대 출신 지암파올로 파찌니를 앞세워 한 시즌 만에 복귀에 성공했다.
베로나는 세리에 A 승격 이후 활발하게 전력 보강을 추진했다. 특히 공을 들인 것은 '악마의 재능' 안토니오 카사노였다. 베로나는 지난 2월 삼프도리아서 방출된 카사노를 영입하며 공격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카사노 입단 당시 역시 승격팀서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카사노의 갑작스러운 기행이 모든 걸 망쳤다. 카사노는 2주 사이에 '은퇴-번복-은퇴-번복-은퇴'를 오가며 주의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카사노는 결국 아내의 SNS을 통해 "나는 더 이상 축구 선수로 활동하지 않는다. 베로나의 모든 팬들에게 사과를 전하고 싶다"고 은퇴를 선언했다.
마우리치오 세티 베로나 회장은 이탈리아 매체와 인터뷰서 "카사노의 무기력하고 의욕 없는 모습에 충격 먹었다. 반드시 이 일을 반드시 기억하고 되새겨 교훈으로 삼겠다"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결국 카사노의 기행으로 인해 베로나는 공격진 영입이 필요한 상태가 됐다. 디 마르지오는 "베로나는 이승우의 미래를 봤다. 최근 이승우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다. 베로나는 이승우 영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축구 매체 '골닷컴' 역시 "이승우는 많은 축구 팬들의 기대를 사고 있다. 베로나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승격팀 베네벤토 칼치오도 이승우 영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베로나는 이름값에서는 떨어지나 역사와 전통이 있는 클럽이다. 만약 이승우가 베로나서 뛰어난 활약으로 성과를 만든다면 자연스럽게 상위 클럽으로 이적을 노릴 수 있다. 거기다 카사노의 은퇴 덕분에 공격진에 구멍이 생긴 상태다.
베로나는 당초 파지니를 중심으로 카사노, 알렉시오 체르지 스리톱을 구상했지만 한 자리가 빈 상태다. 이승우의 잠재성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많은 출전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 카사노에게 된통 당하고 나서 세티 회장은 "베로나 구단은 팀에 속한 어떠한 개인이나 선수보다 위에 있다. 베로나는 사람들에게 존중받을 만한 전통 있는 클럽이다. 클럽 목표를 향해 싸워나가는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팀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어느 축구 팬이나 전문가들도 이승우의 잠재성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잠재성을 발현하기 위해서는 프로 무대서 꾸준한 출전이 필요하다. 이승우의 행보에 많은 축구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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