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서 축구 경기보다 재미있는 이적 드라마와 감독간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지난 시즌 1,2위팀 감독들이 제대로 맞붙었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서 EPL 팀들은 공격적인 투자로 축구의 색다른 재미를 팬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버질 반다이크 고소 사태'부터 시작해서 기나긴 알바로 모라타 & 로멜로 루카쿠 이적 드라마, 맨체시터 시티(맨시티)의 미친 듯한 풀백 영입까지 활발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EPL 팀의 트렌드인 공격적인 투자서 유독 벗어난 팀이 있다. 바로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서 카일 워터(4500만 파운드, 맨시티) 판매 말고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토트넘은 2018년에 개장하는 신 구장 건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BBC와 인터뷰서 "나는 클럽 재정을 잘 유지해야만 한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처럼 이적이 계속 이뤄질 순 없다"고 말했다. 레비 회장은 "만약 누군가가 클럽 수익을 초과해서 2억 파운드(약 2938억 원)를 사용한다면, 언젠가는 클럽에 악영향을 끼친다. 그런 사고가 터지고 나면 다신 그렇게 할 수 없다"고 거품이 생긴 이적 시장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레비 회장의 지적에 안토니오 콘테 첼시 감독이 발끈했다. 첼시는 2016-2017시즌 런던 라이벌인 토트넘을 제치고 EPL 우승 타이틀을 차지한 바 있다. 콘테 감독은 28일 텔레그레프와 인터뷰서 레비 감독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물어보고 싶다. 토트넘의 목표는 뭔가? 토트넘이 리그 우승을 못하거나 4위 안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유럽대항전 1라운드에서 탈락해도 비극(tragedy)이 아닌가 보다"고 대꾸했다.
콘테 감독은 "토트넘은 뛰어난 클럽이다. 거기다 뛰어난 선수단과 마우리스오 포체티노라는 훌륭한 감독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여름 이적 시장서 태도를 보면, 절대 우승하지 못할 것이다(You never won)"고 비난했다.
콘테 감독의 강도 높은 발언은 포체티노 감독을 화나게 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29일 데일리 메일과 인터뷰서 "다른 사람이 클럽과 선수들에게 집중하는 것이 웃기지 않나? 내 개인적으로는 모든 의견을 존중한다. 다른 팀의 선수, 감독, 구단주 누구든지 말이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나는 다른 감독들의 일이나 행동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냥 나는 토트넘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포체티노 감독은 "이적 시장서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들이면 기대가 커지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돈을 쓰지 않는) 토트넘도 같은 야망이 있기에 똑같은 압박감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철학을 존중한다. 상대도 나에게 존중심을 보이길 원한다.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콘테 감독을 비판했다.
토트넘과 첼시는 오는 8월 21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2017~2018시즌 정규리그 첫 대결을 벌인다. 여름 이적 시장부터 설전을 벌인 두 팀 중 누가 웃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