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PHI행' 김현수, 여전히 험난한 경쟁 뚫을까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7.29 14: 20

필라델피아, ML 최약체이지만 코너 외야 즐비 
분위기 바꾼 김에 반등 없이는 주전 힘들어 
쉽지 않은 메이저리그 두 번째 시즌을 보내던 김현수(29·필라델피아)가 깜짝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행선지는 최하위 팀 필라델피아. 하지만 여전히 경쟁이 녹록지 않아보인다.

볼티모어는 29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와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우완 선발 제레미 헬릭슨을 받는 대신 김현수와 마이너리그 좌완 가렛 클레빈저, 국제 아마추어 선수 계약 풀을 넘기는 조건이다. 사실상 올해도 리빌딩 버튼을 누른 필라델피아보다는 볼티모어의 필요성이 커보이는 거래다.
김현수는 올 시즌 험난한 주전 경쟁을 치르고 있다. 데뷔 첫 시즌인 지난해 95경기서 타율 3할2리, 6홈런, 2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01로 합격점을 받았다. 비록 좌투수 상대로는 사실상 기회를 못 받았지만 초반의 염려보다 나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김현수는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고 치른 56경기서 타율 2할3푼2리, 1홈런, 10타점, OPS 0.593을 기록 중이었다. 들쭉날쭉한 출전 기회 탓에 컨디션을 유지하기 힘들었던 건 분명하다. 하지만 김현수의 경기 내용도 그리 좋지 못했다. 6월 한때 크리스 데이비스의 부상으로 빠진 기간, 좌익수 트레이 맨시니가 1루로 옮겼다. 김현수는 줄곧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그 시기 9경기에 선발로 나서 타율 2할2푼2리(27타수 6안타)에 그쳤다.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의 믿음은 거기까지였다. 사실상 전력 외 취급을 받던 김현수는 깜짝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으며 전환점을 마련했다.
필라델피아는 올 시즌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최하위 팀이다. 99경기서 35승64패. 승률은 3할5푼4리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가장 낮다. 약체이다보니 언뜻 김현수의 기회가 늘어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뜯어보면 막상 그렇지도 않다. 필라델피아의 외야는 붙박이 중견수 오두벨 에레라를 축으로 꾸려진다. 에레라는 올 시즌 팀 내 외야수 중 가장 많은 96경기에 나서 타율 2할7푼1리, 9홈런, 36타점, OPS 0.751을 기록 중이다. 코너 외야, 특히 좌익수는 경쟁이 치열하다. 가장 주목받는 이는 역시 애런 알테어. 알테어는 올 시즌 80경기서 타율 2할9푼, 14홈런, 44타점, OPS 0.903을 기록 중이다. 주로 우익수로 나서던 그는 최근 좌익수로 나서고 있다.
우익수 쪽은 팀 내 최고 유망주인 닉 윌리엄스가 굳건하다. 윌리엄스는 22경기서 타율 3할9리, 4홈런, 19타점, OPS 0.929로 메이저리그 연착륙 중이다. 이때문에 우익수를 맡던 알테어가 왼쪽 날개로 이동한 것. 10일 부상자 명단에 올라간 다니엘 나바도 65경기서 타율 3할3리, 3홈런, 17타점, OPS 0.808로 힘을 보탰다.
냉정히 말해 김현수가 자리잡기 힘든 건 볼티모어나 필라델피아나 마찬가지다. 수비력이 떨어지는데다 계약이 반 시즌 남은 29살 외야수에게 우선적으로 기회를 줄 가능성은 낮다. 많지 않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깜짝 트레이드가 김현수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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