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가 베트남 축구에 큰 선물을 안겼다. 동남아시안게임(SEA)을 준비하는 베트남 대표팀에 승리를 안기며 최고의 선물을 선사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K리그 올스타팀은 29일(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딩국립경기장에서 SEA 대표팀과 맞대결을 펼쳤다. K리그 올스타팀은 0-1로 패했다. 그동안 K리그 올스타전과는 다른 이벤트성 경기였다. 한국과 베트남 수교 25주년을 기념하고 동남아 시장 개척을 모색하기 위해 베트남 동남아시안게임 대표팀과 자존심을 건 한판이 열렸다.
경기장에는 관중들이 가득했다. 다만 K리그 올스타들을 보러 왔다기 보다는 베트남 SEA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관중들이었다. K리그 올스타는 팬들의 투표도 없이 소리소문 없는 올스타팀을 꾸려 경기에 임했다. 의외였던 것은 현재 K리그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고 귀화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조나탄(수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또 가장 화끈하고 동남아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이동국(전북)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어쨌든 조직력이 강조된 베트남 SEA 대표팀을 상대로 K리그 올스타팀은 제대로 된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열심히는 뛰었지만 현지에 적응할 시간도 부족했고 부담이 컸다. 가장 심각한 것은 베트남 SEA 대표팀이었다.
화끈하게 경기력을 증명하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에는 베트남 SEA 대표팀의 조직력에 끌려 어려움이 따랐다. 선방쇼를 펼친 김용대의 활약이 없었다면 베트남 SEA 대표팀에 적어도 2골을 먼저 허용할 가능성이 높았다.
후반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재미있는 이벤트성 경기가 아니었다.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기 힘들었다. 제대로 된 운동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선수들은 자주 미끄러졌다. 곽태휘는 후반 투입되자마자 중앙에서 미끄러졌고 어쩔 수 없이 파울을 범하며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날 K리그 올스타를 상대로 가장 큰 함성이 나왔던 것은 후반 22분 나온 조현우의 선방 상황이었다. 베트남 선수의 강력하고 날카로운 슈팅을 조현우가 선방을 펼치면서 K리그 올스타가 위기를 벗어났기 때문에 인상적인 것은 골키퍼가 전부일 가능성이 크다.
관중들이 볼 때 베트남 SEA 대표팀을 한국 K리그 올스타가 압도하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하게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번 올스타전을 펼치면서 K리그 올스타들은 현지에서 K리그를 알리기 위한 노력을 펼쳤다. 하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될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흔들 수밖에 없다.
또 베트남 SEA 대표팀에 속한 쯔엉(강원)의 활약으로 강원의 관중이 늘어난다면 다행이다. 강원은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를 마친 현재 경기당 평균 2022명을 유치하며 가장 적다. 유로 관중도 1335명 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쯔엉의 활약으로 강원 관중이 늘어날 수 있다면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올스타전의 상황을 보자면 베트남에서의 K리그 위상 확보 및 국내 활성화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다.
만약 베트남 시장 진출이라는 확고한 의지가 있었다면 리그 스케줄을 미루고 경기를 펼치면 된다. 가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가동해야 한다. 국내 K리그 위상이 기타 스포츠를 압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냉정하게 판단하고 절실하게 임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올스타전은 여러가지로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패배를 당해서가 아니다. 과정의 문제가 절실하게 드러난 올스타전이었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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