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달성에 실패한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체력 저하를 아쉬워하면서도 상대 팀 폴란드의 우승에 박수를 보냈다.
홍성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배구대표팀(세계랭킹 10위)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에서 열린 ‘2017 월드그랑프리 2그룹’ 폴란드(세계랭킹 22위)와의 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0-3(20-25, 21-25, 21-25)로 완패했다. 당초 2그룹 우승으로 내년도 1그룹 직행을 노렸던 한국은 8연승 끝에 첫 패배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예선에서 폴란드를 누른 경험이 있었던 한국이지만 체력 저하에 좀처럼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공격수와 세터간의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등 100%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무너졌다. 반면 폴란드는 예선전 당시보다 한층 나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설욕에 성공하고 정상에 섰다.
대표팀은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상대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홍성진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월드그랑프리 대회가 몇 주간 진행되다보니 오늘 경기에서는 약간 지친 듯 보였다. 우리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라면서도 “폴란드가 지난 2경기보다는 많은 발전했고 다른 경기를 선보였다. 승리에 대한 압박이 다소 어려웠는데 오늘은 우리의 날이 아니었다”라고 인정했다.
주장 김연경 역시 “어제 경기 이후 우리가 약간 지쳐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폴란드 팀이 아주 강했다. 지난 주 우리는 두 차례 폴란드에 이겼지만 오늘은 아주 다른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준우승을 한 것도 기쁘다. 이번 토너먼트에서 뛸 수 있었던 것도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우승을 차지한 폴란드의 야첵 나프로츠키 감독은 "두 차례 패한 적이 있는 한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둬 매우 기쁘다. 우리는 오늘 열정과 결단력을 가지고 경기를 아주 잘 해냈다. 오늘은 블로킹이 완벽했다.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한 승리"라고 기뻐했다.
주포인 바레니카 톰시아 또한 "한국을 상대로 매우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오늘은 이겨 기쁘다. 내 생각에 우리는 최고의 경기를 했다. 한국이 좋은 팀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우리는 이번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했고, 또 인내심을 가져야 했다. 매우 기쁘고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FIVB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