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퀸' 박성현(24)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복기는 US오픈 우승 전과 후로 나뉜다.
박성현은 지난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7일 끝난 브리티시 여자오픈서 공동 16위에 오른 뒤 곧장 귀국길에 올랐다. 입국장은 박성현을 보려는 인파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인기를 실감케 했다. 여성들로 구성된 박성현의 팬클럽은 대형 플래카드와 꽃다발로 환영 인사를 건넸다.
박성현은 본격적으로 미국 무대에 뛰어든 올 시즌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내고 있다. US여자오픈 정상에 오르며 메이저 대회서 오래도록 기다리던 데뷔승을 일궜다. 박성현은 신인왕 포인트 1위를 독주는 물론, 상금랭킹과 평균타수 2위, 세계랭킹 4위 등에 오르며 LPGA 투어를 강타했다.
박성현의 미국 무대 도전기는 US오픈 우승 전과 후로 나뉜다. US오픈 전까지는 첫 승의 목마름이 부담감으로 다가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US오픈 우승 뒤에는 마음의 짐을 던 듯 본연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박성현도 "우승을 하기 전에 얼마나 많은 부담감을 갖고 있었는지 다시 한 번 느꼈다. 마라톤 클래식과 브리티시 오픈은 한결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경기할 수 있어 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US오픈 전과 후의 샷이나 퍼팅은 큰 차이가 없었다"면서도 "단 하나는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도 엄마도 속상하고 힘들었는데 US오픈 3, 4라운드서 실마리가 풀리면서 잘됐다"고 호성적 비결을 밝혔다.
박성현을 대하는 팬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시즌 초반에는 그를 알아보는 팬들이 적었지만 'US오픈 여왕', '메이저퀸'이라는 수식어를 단 뒤 그에게 사인을 요청하는 외국인 팬들이 부쩍 많아졌다.
박성현은 "US오픈 우승 후 많이 달라졌다. 다음 대회인 마라톤 클래식에 출전했을 때 많은 외국 팬들이 알아봐 주셔서 사인도 많이 했다"면서 "이제 나를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다고 느꼈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성현은 "다시 한 번 우승을 해서 그 때의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초기 목표로 설정했던 시즌 1승은 달성했다. 이제 2승과 신인왕 등극이라는 목표가 남았다.
박성현은 "시즌 초 말했던 목표가 1승과 신인왕이었는데 1승은 이뤘다"며 "다음 우승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신인왕은 아직 경쟁이 끝나지 않아 섣불리 말할 순 없다. 묵묵히 내 할 일을 하고 싶다"고 성숙한 답변을 내놨다.
유소연, 김인경, 박인비 등 한국 선수들의 선전은 좋은 자극제다. 박성현은 "매 대회마다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안든다. 리더보드에 한국 선수들이 대거 상위권에 올라있는 걸 보면 '역시 한국 선수들이 잘 치는구나' 생각한다. 아무래도 자극이 된다"고 선의의 경쟁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은 지난해 박성현이 비회원 신분으로 준우승한 좋은 기억이 있는 무대다. "지난해 까다로운 코스 때문에 자신이 없었는데 정말 좋은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는 박성현은 "올해도 같은 마음이다. 자신도 없고 걱정이 많이 되는 코스지만 모든 대회처럼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내자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dolyng@osen.co.kr
[사진] 인천공항=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