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용 가드’ 카드는 먹혔다. 하지만 리바운드는 여전히 문제였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9일 새벽(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서 벌어진 ‘2017 FIBA 아시아컵’ C조 예선 첫 경기서 레바논에게 66-72로 패했다. 1패를 당한 한국은 카자흐스탄, 뉴질랜드와 경기를 이어간다.
한국은 초반 12점 중 10점을 임동섭 혼자 해결했다. 임동섭이 3점슛 2개 포함, 10점으로 불을 뿜었다. 초반 한국의 분위기를 임동섭이 끌고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임동섭 혼자 계속 터질 수는 없었다.
허재 감독은 2쿼터 회심의 최준용 카드를 꺼냈다. 2미터 장신인 최준용이 3-2 드롭존의 톱에 섰다. 레바논 입장에서도 최준용의 높이는 부담스러웠다. 쉽게 골밑에 공이 투입되지 못했다. 최준용은 공격에서도 공을 직접 운반하며 빈 선수를 찾았다. 최준용 카드는 단시간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하지만 최준용에게 2쿼터 내내 공격의 조립을 맡기는 것은 무리수였다.
최준용 투입으로 한국의 평균신장은 높아졌다. 그러나 한국의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했다. 한국빅맨 중 골밑에서 밀리지 않고 자리를 잡아 공을 안전하게 건네받은 후 1대1로 상대를 제압해 득점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 김종규, 이종현 모두 노마크 기회가 있어야만 득점했다. 오세근의 득점루트는 점프슛이었다. 페인트존에서 힘싸움으로 득점해줄 선수가 전무했다.
FIBA 농구는 웬만한 몸싸움에 파울이 불리지 않는다. 연약한 KBL 기준에 익숙한 선수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정현은 돌파 시 팔을 휘저어 파울이 아니냐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경기는 그대로 진행돼 속공을 먹었다. 개인기로 득점해줄 가드도 전무했다. 김선형이 기브앤고로 한차례 골밑을 뚫은 것이 전부였다.
가장 큰 문제는 리바운드였다. 한국은 전투적인 레바논 선수들에게 잇따라 공격리바운드를 내줬다. 38세 노장 카티브는 저돌적으로 골밑으로 파고들었다. 오세근과 김종규가 어느 정도 저지를 했지만, 파울이 쌓이기 시작했다. 쉽게 리바운드를 내주고 득점까지 허용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한국은 리바운드서 37-39로 대등했지만, 공격리바운드를 14개나 허용한 것이 패인이었다. 페인트존 득점에서도 레바논이 36-26으로 월등하게 높았다. 많은 리바운드 허용은 속공으로 드러났다. 속공점수도 레바논이 16-4로 크게 이겼다. 결국 골밑열세가 그대로 패인이 된 셈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