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골을 터트린 산토스가 '디펜딩 챔프' 수원에 자존심을 살렸다.
수원 삼성은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서 광주FC에 2-1로 승리했다. 연장 접전까지 이어진 경기서 수원은 산토스가 2골을 터트리며 역전승을 챙겼다.
수원과 광주는 지난 5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25라운드로 만났다. 당시 승자는 수원이었다. 후반 39분 조나탄이 헤딩슛으로 득점, 수원이 1-0으로 이겼다. 조나탄은 당시 골로 19호골을 기록, K리그 클래식 득점 1위를 지켰다.
올해 리그에서는 세 번 만났다. 수원이 2승 1무로 앞선다. 홈에서 0-0으로 비겼고 원정에서 3-0으로 이긴 뒤 25라운드를 또 챙겼다.
'디펜딩 챔피언' 수원은 조나탄을 앞세워 공격을 펼쳤다. 다만 염기훈과 김민우 그리고 산토스는 일단 벤치에서 대기했다. 체력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고민이 필요없는 광주는 주력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는 승리만큼 좋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또 광주는 이날 승리를 거두면 팀 창단 첫 4강 진출을 이루게 된다.
수원은 조나탄이 광주 문전에서 전방위적 활약을 펼쳤다. 좌우 측면 뿐만 아니라 중앙에서도 위협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슈팅도 여러차례 시도 했지만 골과는 거리가 멀었다.
윤보상이 지키는 광주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광주 수비진의 실수까지 윤보상이 안정적인 활약으로 막아내면서 광주는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펼쳤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던 수원은 후반 7분 염기훈을 투입했다. 조나탄의 활약에만 기댈 수 없던 서정원 감독은 염기훈을 투입해 측면을 강화했다. 빠르고 정확한 크로스를 기대했다.
경기 주도권을 잡고 경기에 임한 수원은 끊임없이 광주를 괴롭혔다. 나흘전 펼쳤던 경기와 양상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광주 수비의 집중력이 당시 경기 보다는 훨씬 좋았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던 광주는 맥긴 대신 나상호를 내보냈다. 선수교체로 어수선한 상황서 골은 광주가 먼저 터트렸다.
광주는 주장 조주영이 후반 11분 오른쪽에서 낮게 연결된 패스를 왼쪽에서 달려들며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 1-0으로 앞섰다. 수원은 실점 후 곧바로 김민우를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광주는 집중력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 그동안 수원의 공격을 잘 막아내며 기회를 엿봤다.
광주는 공중볼 경합이나 상대와 몸싸움을 펼칠 때 저돌적인 모습을 보였다. 일단 공이 보이면 머리를 먼저 들이댔다. 상대가 파울을 범할 것이라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수원은 염기훈이 아크 정면에서 2차례나 날카로운 패스 연결을 시도했다. 하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수원의 답답한 플레이가 이어졌다. 결국 수원은 후반 34분 산토스를 투입했다. 승리가 필요했다. 유주안 대신 결정력이 높은 산토스를 내보냈다.
하지만 기어코 수원은 동점골을 뽑아냈다. 후반 40분 왼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문전 혼전 중 산토스가 침착하게 득점, 1-1을 만들었다.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수원과 광주는 전-후반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연장서도 경기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수원이 일방적으로 몰아치면서 추가골을 넣기 위해 노력했다. 광주는 두터운 수비를 펼치며 역습을 노렸다.
치열하게 경기를 펼치던 수원은 결국 연장 후반 결승골을 터트렸다. 산토스가 경기를 뒤집었다. 결국 그의 몫이었다. 연장 후반 10분 산토스는 왼쪽에서 연결된 낮은 크로스를 몸을 날리며 득점, 2-1로 수원이 승리를 챙겼다. / 10bird@osen.co.kr
[사진] 수원=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