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준비된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
FC서울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FC서울의 NEW 수문장 양한빈이 슈퍼매치 승리를 이끈 후 소감을 밝혔다.
양한빈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6라운드에서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쳐 보였다. 양 팀 공격수들의 득점왕, 도움왕 대결이 주목을 받았던 경기에서 결국 주인공이 된 것은 지난해까지 K리그 통산 두 경기에 나섰던 26세의 골키퍼 양한빈이었다. 지난 6월 수원 원정 경기 2대1 승리에 이어 이번에도 1대0 승리를 지켜낸 양한빈은 슈퍼매치 2전 전승이라는 기분 좋은 기록의 작성을 시작했다. 양한빈은 “팀 모두가 다같이 노력해서 얻어낸 결과”라는 말과 함께 승리의 소감을 남겼다.
슈퍼매치의 준비 과정에 대해 묻자 양한빈은 “지난 대구전에서 실수들이 좀 있었다. 감독님께서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뒤의 상황들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것이 더 안 좋은 부분이다. 정신을 강하게 먹어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셨다. 그 말씀을 되새기며 열심히 준비했다”며 사정을 밝혔다. 슈퍼매치에서 골키퍼로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승리한 것에 대해서는 “나 뿐만이 아니라 팀 모두가 함께 노력해 얻은 승리이기에 뿌듯하다”는 겸허하게 소감을 밝혔다.
전반전 상대의 프리킥 상황에서 양한빈은 정면으로 오는 공을 몸으로 막아낸 뒤 2차로 쇄도하는 상대의 공격까지 멋지게 막아냈다. 1차로 날아온 킥에 대해 “캐치하려고 했지만 살짝 흔들리는 궤적으로 날아오면서 우선은 잡지 못하고 몸으로 막아냈다”고 말한 양한빈은 “그 뒤에 들어오는 상대 선수를 보고 무조건 막아내겠다고 몸을 날렸는데 다행히 내 몸을 맞고 공이 나갔다”며 2차 상황까지 설명했다. 후반전에 있었던 여러 차례의 위기에서 보여준 선방들에 대해서는 “한 골 차의 리드를 지켜내겠다는 생각으로 집중하며 공을 시야에서 놓치지 않으려 했다”며 소회를 전했다.
양한빈은 전반전에는 FC서울의 원정 팬들의 앞에서 플레이했고 후반전에는 상대 팬들을 등지고 90분을 채워냈다. 양한빈은 “홈에서나 원정에서나 우리 팬들의 앞에서 실점을 허용하지 말자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 많은 팬들이 원정을 와 주셔서 든든함도 느껴졌다”며 전반전의 느낌을 설명했다. 이어서 “후반전에는 상대 팬들의 앞에서 플레이를 하게 되었는데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재미있었다. 아직 많은 경기를 뛴 것은 아니지만 그런 순간들이 부담스럽게 다가오기 보다는 재미있게 즐기려 한다”며 담대한 모습을 보였다.
20세의 나이로 K리그에 입성한 양한빈은 6년의 기다림 끝에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오랜 기다림의 시간에 대해 양한빈은 “과거에도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운이 없었다기 보다는 내 준비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김)용대형, (유)상훈이형, (유)현이형 등 훌륭한 선배들을 보며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회고했다. 양한빈은 “예전에는 준비는 덜 된 상태로 자신감만 있었다. 하지만 FC서울에 와서 항상 준비된 모습을 유지하려 노력한 것이 나를 성장하게 한 것 같다. 특히 (유)상훈이형이 기다림을 이겨내고 자리를 잡는 모습을 본 것이 큰 교훈이 되었다”며 ‘준비’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프로 생활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묻는 질문에 많은 경기에 나서며 골문을 지키고 있는 ‘지금’이라고 답한 양한빈은 “선수에게 가장 큰 선물은 출전이다. 계속 더 노력하고 싶다”며 덧붙였다. 양한빈은 성남 시절 어렵게 기회를 잡아 출전했는데 15분만에 부상을 입어 교체됐던 순간을 가장 힘들었던 때로 꼽았지만 “하지만 오랜 기다림 속에서도 배운 점들이 있어 지금이 있을 수 있기에 그 때의 시간들을 아주 힘들게 기억하지는 않는다”며 긍정적인 모습도 보였다.
유현과의 인연을 묻자 양한빈은 미소를 띄며 “축구 선수 양한빈의 성장에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현이형이다. 강원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27살이었던 현이형이 스무살의 나를 데리고 다니며 개인 훈련 하는 법을 알려주고 맛있는 음식도 많이 사줬다”고 말한 뒤 “FC서울에서 현이형을 다시 만난 것이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에도 거의 모든 시간을 함께 하고 있는데 계속 지금처럼 잘 하라고 격려해주신다”며 소중한 인연에 대해 설명했다. 덧붙여 양한빈은 “(차)두리형이 함께 뛰던 시절 여러 차례 해줬던 말들도 기억에 남는다. “너는 충분히 잘 하고 있고 반드시 기회가 올거다 그 순간을 잘 잡아보자”는 취지의 얘기”라고 설명하며 선배들이 해줬던 좋은 이야기들에서 자신감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10bird@osen.co.kr
[사진] 서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