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628일 만의 선발등판을 가진 KIA 우완 배힘찬(34)이 씁쓸한 결과와 함께 마운드를 내려갔다.
배힘찬은 19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KIA의 선발 로테이션 두 자리가 펑크 나면서 얻은 소중한 기회. 배힘찬으로서는 넥센 소속이었던 2010년 6월 9일 목동 롯데전 이후 2628일 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각오가 남다를 법했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2⅓이닝 동안 59개의 공을 던졌으나 홈런 세 방을 포함해 무려 12개의 소나기 안타를 맞고 11실점했다. 개인적으로나 팀으로나 최악의 결과였다.
1회 선두 노수광에게 유격수 옆 내야안타를 맞으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노수광의 도루 이후 최항에게는 유리한 볼 카운트를 잡아놓고도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았고, 무사 1,3루에서는 나주환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무사 1,2루에서 로맥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지만, 박정권 타석에서 폭투가 나오며 1사 2,3루가 됐다. 결국 박정권과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우월 3점 홈런을 맞았다. 6구째 145km 빠른 공으로 승부를 걸었으나 높게 들어갔다. 실투였다.
배힘찬은 최승준에게도 좌익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맞았으나 2루로 뛰던 주자를 중계 플레이로 잡아냈고, 이대수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어려웠던 1회를 마쳤다. 1회에만 투구수가 32개였다.
2회는 내야 땅볼 3개로 정리했지만 3회는 장타에 와르륵 무너졌다. 선두 최항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통타당하며 우월 솔로홈런으로 이어졌다. 이어 나주환에게 중전안타, 로맥에게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았고, 박정권의 우전적시타 때 1점을 더 잃었다.
흔들린 배힘찬은 최승준에게 좌월 3점 홈런을 맞고 실점이 9점까지 불어났다. 이후에도 안정을 찾지 못했다. 1사 후 조용호에게도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허용했고, 이성우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1사 1,3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겼다.
두 번째 투수 박진태가 노수광의 2루 땅볼 때 1점, 최항의 2루타 때 1점을 실점해 배힘찬의 최종 실점은 11점이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광주=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