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의외의 허당미로 '봉블리'다운 매력을 과시했다.
봉준호 감독은 25일 네이버 V앱을 통해 진행된 '에드가 라이트 X 봉준호 베이비 드라이버 V라이브'에 참석했다.
이날 V라이브는 에드가 라이트 감독이 연출한 '베이비 드라이버' 시사회 이후 진행된 GV를 생중계한 것. 실제 오프라인 현장에 참석한 팬들은 시사회로 영화를 관람했고, V라이브로 보는 시청자들은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상황이었다.
봉준호 감독은 이날 '베이비 드라이버'를 관람한 후 "이 익사이팅한 영화를 여러분들과 함께 보게 돼 즐거웠다. 머리 속이 전혀 정리가 안 된다. 흥분이 가라앉아야 머리가 차분하게 정리될 것 같다"며 "아드레날린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 바로 한 번 더 보고 싶다. 이런 멋진 영화를 만들어준 에드가 라이트 감독에게 고맙고,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극찬했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과 함께 신나게 영화 이야기를 이어가던 봉준호 감독은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제이미 폭스와 관련된 스포일러를 대방출하고 말았다. 예상치 못했던 스포일러였다.
뒤늦게 자신의 결말 일부를 뒤늦게 깨닫게 된 봉준호 감독은 "이거 15초 정도 지연되는 것 없느냐"고 괴로워했다. 이어 "영상이 녹화되는 건 알고 있었는데, 라이브로 방송한다는 건 잊고 있었다"며 "한국 관객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제이미 폭스를 주목해 달라"고 재치있게 사과해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봉준호 감독의 사과에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이미 다른 나라에서 개봉해서 괜찮을 것"이라고 봉준호 감독을 위로해 훈훈한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의외의 허당미로 '봉블리'의 면모를 뽐낸 것은 물론, 영화 감독에 대한 진지한 꿈을 밝힌 고3학생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따뜻한 조언을 건네 눈길을 끌었다.
영화 연출이 꿈이라는 고3 학생은 꿈에 대한 진지한 조언을 구했고, 학생의 고민을 들은 봉준호 감독은 "저는 영화를 찍겠다고 중학교 3학년 때 결심했다. 처음 영화를 찍은 건 군대를 다녀와서 대학교 복학생 때였다. 당시 단편영화를 찍었다"며 "뭐든 겁내지 말고 빨리 찍어라"고 조언해 눈길을 끌었다.
역시 봉준호 감독은 거장들이 사랑하는 거장이었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 역시 "봉준호 감독을 사랑한다"며 "전 봉준호 감독의 굉장한 팬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데 이렇게 훌륭한 감독님과 관객분들을 함께 만났고, 또 봉 감독을 친한 친구이자 동료로 둘 수 있다는 게 행운이다"라고 애정을 전했다. 이날 V라이브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봉준호 감독의 남다른 날카로운 시선은 물론, '봉블리'라 불리는 봉준호 감독의 매력까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라 더욱 의미 깊었다. /mari@osen.co.kr
[사진] V라이브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