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8년 5월 28일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내셔널리그 소속의 고양 KB국민은행과 연습 경기를 펼쳤다. 당시 대표팀은 KB국민은행과 3쿼터(30분-30분-45분)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당시 경기가 열렸던 파주 트레이닝센터(NFC)는 득점을 기록한 KB국민은행 선수들과 인터뷰를 하는 등 이례적인 모습도 나왔다.
당시 대표팀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박지성을 비롯해 설기현, 안정환, 이청용, 박주영 등이 뛰었다. 전술적인 움직임을 갖기 위한 결과였다. 또 부상자가 나오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허정무 감독은 당시 박지성의 활용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여러 포지션에서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6일 파주 NFC서 수원 삼성과 연습경기를 벌인다. 31일 이란과의 최종예선 9차전 홈경기를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실전 경기다. 그러나 완전 비공개로 진행한다. 축구협회는 "고심 끝에 코칭 스태프가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이유도 있다. 신태용 감독이 현재 원하는 것은 팀의 전술적인 실험이다. 이란전을 앞두고 선수조합을 펼쳐야 하는 상황인데 경기 결과에 대해 집중한다면 논란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만만한 상대가 아닌 이란이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
한국은 이란과 29차례 맞대결에서 9승7무13패로 열세를 기록 중이다. 2011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 8강전의 1-0 승리 이후 4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공교롭게도 현재 이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포르투갈 출신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부임한 이후 한국 축구는 이란을 상대로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
이란전에 대한 승리 의지가 강한 신 감독은 현재 K리그 및 중국 슈퍼리그와 중동에서 활약하는 선수만 합류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문제가 발생될 상황을 미리 완전히 차단했다.
따라서 대표팀은 수원 삼성과 경기서 수비진의 호흡 맞추기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 수비진은 거의 구성된 상태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변화할 가능성은 있지만 센터백과 측면 풀백들은 대표팀에 모두 합류한 상태다. 그 조합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신 감독은 스리백 혹은 포백 수비라인을 구성하면서 선수 변화가 이뤄질 상황을 체크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인 수원 서정원 감독이 연습경기에 대해 곧바로 수락하며 이뤄진 경기이기 때문에 최대한 실험할 수 있는 부분을 모두 펼쳐야 한다. 서 감독에게 협조를 구해서라도 신 감독이 원하는 실험을 마쳤다.
물론 신 감독은 이미 연습 경기를 공개한 바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개막 직전 다양한 실험과 선수들의 심적 부담을 고려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연습경기를 비공개로 진행하려다가 공개한 적이 있다.
하지만 20세 월드컵과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는 느낌이 다르다. 당시에는 선수들 컨디션 확인이 중요했지만 현재는 팀의 전술적인 움직임을 파악하고 지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신 감독의 비공개는 모두 이유가 있다. 상대에게 미완의 전력을 공개하는 것을 피하고 주전경쟁을 위해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도 꾀하겠다는 의지다. 수원전서 일단 필요한 모든 실험을 펼쳐야 한다. 비공개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