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두산과 롯데가 무서운 기세로 KBO리그 판도를 바꾸고 있다.
4연승의 두산은 어느새 선두 KIA를 2경기 차이로 따라 잡았다. 롯데는 5연승의 파죽지세로 치열한 4위 경쟁에서 4위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두 팀 모두 후반기 '역전의 명수'로 뒷심이 좋아,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 후반기, 롯데는 역전승이 17승으로 1위다. 두산이 16승으로 2위다.
# 두산, 선두가 보인다
전반기를 5할 승률에서 +3승으로 마감한 두산은 25일 현재 5할 승률에서 +22승이다. 후반기 26승1무7패의 높은 승률(.788)로 치고 올라왔다. 1위 KIA가 주춤하면서 두산의 상승세는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두산은 8월에만 KIA와 승차를 10경기에서 2경기로 대폭 줄였다. 호랑이의 꼬리를 잡을 수 있는 거리까지 왔다.
부상자들의 복귀로 완전체 전력이 가동되면서 디펜딩 챔프의 저력이 나오고 있다. 개막 전에 최강 전력으로 꼽힌 장점들만 고스란히 보인다.
니퍼트-장원준의 원투 펀치가 변함없이 꾸준하고, '판타스틱4'에서 유희관과 보우덴이 부진하지만, 5선발 함덕주가 부쩍 성장했다. 8승7패인 그는 후반기에는 5승무패 평균자책점 2.87로 맹활약 중이다. 약점이던 불펜진도 김강률, 이용찬, 김승회 등이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부상, 부진을 겪었던 양의지, 민병헌, 김재호 등이 모두 라인업에 들어서자 두산의 타선은 쉬어갈 틈이 없다. 박건우-김재환-에반스의 중심타선은 어떤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오재일은 최근 2경기 연속 8회 동점 홈런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탄탄한 수비는 1점차 접전, 후반 뒷심의 토대가 된다.
게실염으로 입원했다가 지난 24일 복귀한 김태형 감독은 "남은 경기에서 총력전이다. 뒤집기에 욕심이 난다"고 출사표를 밝혔다. 두산은 KIA와 맞대결 3경기가 남아 있다.
# 롯데, 4위 자리 굳힌다
롯데가 8월에 보여주는 '진격의 거인'은 두산 못지 않게 무시무시하다. 롯데는 8월 1~3일 LG와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하며 4위 LG에 6.5경기 차이까지 뒤졌다. 당시 100경기를 치른 시점, 47승2무51패로 5할 승률에서 -4까지 밀려났다.
그러나 이후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19경기에서 16승3패(승률 .842)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에는 두산(승률 .737)보다 더 좋은 성적이다.
롯데 후반기 22승 중 무려 77%인 17승을 역전승으로 뒤집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19경기에서 7회까지 뒤진 경기에서 4승2패(1위)다. 접전의 경기에서 무너지지 않고, 경기 막판 놀라운 집중력으로 뒤집는다.
지난 22~23일 KIA 선발 양현종-헥터, 24~25일 LG 선발 차우찬-소사를 차례로 도장깨기에 성공한 것은 롯데 상승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마운드는 안정감, 타선은 집중력이다. 린드블럼-레일리 외인 듀오가 에이스 모드, 토종 박세웅-송승준-김원중도 탄탄하게 로테이션이 돌아간다. 불펜은 마무리 손승락을 중심으로 박진형, 배장호, 이명우, 조정훈 등 新필승조가 구축됐다. 손승락은 최근 19경기에서 12경기에 등판 1패 10세이브를 철벽을 쌓고 있다. 혹사가 우려되는 손승락은 "계속 이기고 있어 힘든 줄 모르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8월 팀 타율 2할8푼9리(6위)로 폭발적이진 않다. 그러나 필요할 때 점수를 뽑아냈다. 전준우-손아섭-최준석-이대호의 상위타순은 1~2점 접전에서 힘을 발휘한다. 최근에는 하위타순에서 뜻밖의 결정적인 타점이 나오기도 한다. 지지 않는 분위기가 선수단 전체로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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