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고춧가루' 1.5군 한화, 얕보면 큰코 다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8.26 05: 53

얕보면 큰 코 다친다. 주전선수들이 대거 빠진 한화가 순위 싸움 중인 중상위권 팀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화표 '고춧가루 주의보'가 떨어졌다. 
한화는 25일 대전 KIA전에서 6-3으로 재역전승했다. 8회 오선진이 KIA 필승조 투수 김윤동에게 결승 스리런 홈런을 폭발한 것이다. 갈 길 바쁜 1위 KIA는 시즌 최다연패가 '6'으로 늘었다. 올 시즌 8승2패로 절대 강세를 보인 한화에 덜미를 잡히며 2위 두산에도 2경기 차이까지 추격당했다. 
KIA뿐만이 아니다. 8월 들어 한화에 호되게 당한 팀이 한둘이 아니다. 후반기 최고팀 두산도 지난 9일 한화에 6-12로 패했고, 5위 싸움을 하고 있는 넥센도 12일 고척 경기에서 1-6으로 무릎을 꿇었다. 5위 경쟁에서 가장 밀려 난 SK도 16일 대전 한화전에서 5-8로 패하며 치명상을 입었다. 

3위 NC도 18일 마산 홈에서 한화 1.5군 라인업에 14점을 내주며 발목을 잡혔고, 4위까지 치고 올라온 롯데도 19일 대전 경기에서 윤규진의 호투에 막혀 5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여기에 올 시즌 한화가 가장 약세를 보였던 1위 KIA마저 25일 대전 홈에서 잡아내며 팀 최다 6연패 수렁에 빠뜨렸다. 
놀라운 것은 지금 한화가 베스트 전력이 아니라는데 있다. 김태균(복사근) 정근우(팔꿈치) 송광민(햄스트링) 이성열(햄스트링) 등 주전 선수 절반이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있다. 이용규와 하주석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 교체로 출장 중이고, 최재훈도 발목·무릎 통증으로 선발에서 종종 빠진다.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백업선수들이 기대이상으로 활약 중이다. 오선진이 8월 17경기 타율 3할9푼2리 1홈런 9타점 OPS .929로 펄펄 날고 있고, 이동훈도 16경기 타율 3할3푼3리 10안타 3볼넷 2도루 출루율 3할9푼4리로 테이블세터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주전들의 부상·부진을 틈타 백업들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악착 같은 플레이로 팀 분위기를 바꿨다. 
오선진은 "주전 형들이 없지만 젊은 선수들이 빈자리를 잘 메우겠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나에겐 지금이 중요한 시기다. 기회를 잡기 위해 나뿐만 아니라 (이)동훈이나 (정)경운이 등 나머지 선수들도 노력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화 관계자들도 "기존 주전 선수들도 조금은 긴장하게 될 것이다. 지금 시기가 팀 전체에 시너지 효과로 나타날 것이다"고 기대했다. 
여기에 기존 중심타자 윌린 로사리오(.415·9홈런·20타점) 최진행(.368·2홈런·15타점)이 8월에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8월 구원 평균자책점 3위(.375)에서 나타나듯 박정진(1승5홀드0.00) 정우람(1승5세이브·1.04) 정재원(1패1홀드·3.72)이 힘을 보태고 있다. 그 결과 8월 성적은 11승7패로 두산(17승5패)-롯데(16승6패)에 이어 3위. 8월부터 매서운 고춧가루를 뿌리고 있는 한화, 얕보면 큰 코 다치게 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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