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요동치는 순위표, 개인 타이틀도 안갯속으로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8.26 05: 52

올 시즌 KBO리그 후반기 순위표는 전반기와 딴판이다. 굳어질 것만 같던 선두 판도와 5강 구도가 모두 뒤집힌 상황. 요동친 순위 싸움만큼이나 개인 타이틀 경쟁 구도 역시 안갯속으로 빠졌다.
올 시즌 전반기 판도는 'KIA 독주'로 요약 가능했다. KIA와 2위 NC의 승차는 8경기. 5위 두산과는 13경기차로 멀찌감치 달아난 분위기였다. 8월 25일 기준 순위표에서도 꼭대기는 KIA다. 하지만 2위까지 올라온 두산과 단 2경기차. 이제 KIA의 우승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중위권 경쟁 역시 마찬가지다. 후반기 22승10패1무의 롯데가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치열한 팀 전쟁만큼이나 개인 타이틀 부문도 뜨겁다. 전반기 분위기가 이어지는 부문도 있지만, 이미 판도가 바뀐 전장도 있다. 거기에 최근 흐름을 감안하면 뒤바뀔 가능성이 커지는 영역도 존재한다.

▲ '최정 독주' 제동건 로사리오의 미친 홈런쇼
전반기까지만 놓고 봤을 때 홈런왕은 2년 연속 SK 최정에게 돌아갈 듯했다. 최정은 전반기 82경기서 타율 2할9푼9리, 31홈런, 71타점을 기록했다. '역대급 홈런군단'의 위용을 뽐내던 SK에서도 최정의 존재감은 독보적이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주춤하다. 최정은 후반기 25경기서 7홈런에 그치고 있다. 컨디션이 100%가 아니다. 종아리 부상 탓에 벤치에 머무는 경우가 잦아졌다. 마지막 홈런은 지난 8일 인천 NC전. 8월이 끝나가지만 2홈런만을 기록했다.
그사이 한화 윌린 로사리오가 치고 올라왔다. 로사리오는 후반기 28경기서 타율 4할2리, 11홈런을 기록했다. 전반기 22홈런으로 최정에 9개까지 뒤졌던 로사리오는 후반기 약진으로 그 격차를 5개까지 줄였다. 올 시즌 최정은 46홈런 페이스, 로사리오는 42홈런의 기세다. 최근 분위기만 따져본다면 로사리오의 대역전극도 무리는 아닐 듯하다.
▲ '후반기 .441' 박건우, 김선빈 아성 넘볼까
전반기 83경기 타율 3할8푼. KIA 김선빈이 거둔 성적이다. 김기태 KIA 감독은 김선빈의 컨디션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다. 약간의 통증만 있어도 곧장 선발 제외하는 배려를 보냈다. 김선빈의 방망이는 여전히 뜨겁다. 김선빈은 후반기 23경기서 타율 4할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수가 많지 않지만 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경쟁자가 훨씬 빠른 페이스를 띄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주인공은 두산 박건우다.
전반기 박건우는 71경기서 타율 3할2푼7리로 이 부문 리그 13위에 랭크됐다. 3~4월 16경기서 타율 1할8푼에 그쳤던 박건우가 이만큼 치고 올라온 것도 대단했다. 그러나 박건우는 멈추지 않았다. 후반기 33경기서 타율 4할4푼1리로 이 부문 압도적 1위에 올라있다. 시즌 타율도 3할6푼2리까지 끌어올렸다. 여전히 김선빈과는 2푼 차이. 그러나 전반기 김선빈과 박건우의 차이는 5푼3리였다. 30경기 전후로 남은 상황에서 뒤집기가 마냥 불가능하진 않다.
▲ '진격의 거인' 이끄는 손아섭, 손승락의 약진
롯데는 8월 22경기서 16승6패, 승률 7할2푼7리(2위)를 기록하고 있다. 조쉬 린드블럼의 합류로 선발 야구에 명함을 내민 롯데지만 뒷문의 탄탄함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일등공신은 단연 손승락.
손승락은 전반기 32경기에 등판해 33이닝을 소화하며 15세이브,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했다. 세이브 부문 리그 선두 NC 임창민(21세이브)은 물론 한화 정우람(16세이브)에게도 뒤져있었다. 하지만 손승락은 후반기 20경기에 등판해 15세이브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후반기 세이브 2위 이용찬(9세이브)과 차이도 6개나 된다. 이제 세이브 부문 1위는 손승락이다. 2위 임창민과 격차도 3개로 벌린 상황. 만일 손승락이 이 부문 타이틀을 따게 되면 롯데로서는 경사다. 2009년 존 애킨스(26세이브) 이후 9년만이자 토종 선수 최초로 '거인 구원왕'이 탄생하게 된다.
타선에서는 손아섭이 2관왕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손아섭은 전반기 86경기서 타율 3할3푼8리(343타수 116안타)를 기록했다. 최다안타 부문 선두. 그러나 2위 KIA 최형우와 격차는 단 2개뿐이었다. 손아섭의 방망이는 후반기에도 식지 않았다. 손아섭은 후반기 33경기서 타율 3할4푼8리(135타수 47안타)를 기록 중이다. 시즌 163안타로 이 부문 1위. 최형우와 격차는 15개로 넉넉하지만 새로운 2위 김재환과 격차가 4개로 부담스럽다.
손아섭은 후반기 첫 몇 경기를 제외하면 줄곧 테이블세터로 배치되고 있다. 거기에 팀 성적이 오르며 자연히 득점도 쌓고 있다. 전반기 63득점(리그 5위)이었던 손아섭은 후반기에만 34득점을 추가했다. 전반기 득점 선두는 KIA 로저 버나디나(79득점). 그러나 후반기 17득점에 그친 버나디나는 선두를 손아섭에게 내주며 1개차 2위로 밀려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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