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까지 두걸음' 두산, ‘무리’없어 더 무섭다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8.26 06: 29

"특별히 두는 수는 없겠지만…."
2위 두산은 지난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팀간 16차전 맞대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전날(24일)에 이어 연이틀 역전승을 거둔 두산은 4연승을 달렸다. 시즌 전적 68승 2무 46패.
같은 시각.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화와 맞붙은 1위 KIA 타이거즈는 3-6으로 패배했다. KIA(69승 1무 43패)가 6연패에 빠지는 순간. 두산이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KIA가 주춤하면서 두 팀의 승차는 어느덧 2경기 차로 좁혀졌다.

무엇보다 두산의 상승세가 매섭다. 후반기 2연패에 한 차례 빠진 것 외에는 연패없이 꾸준히 상승 기류를 유지하고 있다. 후반기 두산의 성적은 27승 1무 7패. 후반기 시작할 무렵 두 팀의 승차는 13경기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두산의 상승세를 가늠할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24일 3.5경기 차로 벌어졌을 당시 "결코 (1위가) 가깝지 않다"고 선을 그었지만 동시에 "남은 경기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쉽지는 않겠지만 가시권에서 들어온 만큼 1위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총력전'을 선언하면서도 김태형 감독은 "특별한 수를 둘 것은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즉 순리대로 경기를 풀어가겠다는 뜻이다. 대개 막판 치열한 순위 싸움에서 상대에 따라서 '에이스' 등판을 위해 무리하게 선발 등판 일정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의 경우 시즌을 치르면서 부상이나 휴식 등을 제외하고는 크게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하지 않았다.
3위에서 2위로 올라설 당시에도 두산은 NC를 상대로 특별히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한다거나 특별한 수를 내는 것이 아닌 144경기 중 2경기를 치렀다.
무엇보다 두산이 특별한 '무리수'를 두지 않는 배경에는 탄탄한 선발진이 있다. 두산은 올 시즌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함덕주로 구성된 탄탄한 선발진을 두고 있다. 부상으로 전반기 많은 경기를 나서지 못했던 보우덴을 제외하고, 니퍼트와 장원준은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고, 함덕주와 유희관은 나란히 8승을 수확했다. 모두 어느 상황에서든 제 몫을 해주고 있어 두산은 10개 구단 중 몇 안되게 5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하게 돌리는 팀이다.
동시에 현재 두산은 투·타 모두 안정돼 있다. 후반기 두산은 팀 타율 3할7리, 팀 평균자책점 3.71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무리한 수를 두지 않는 만큼 뒤에 경기에서도 특별한 흔들림 없이 꾸준하게 순위 싸움을 펼칠 수 있게 됐다.
김태형 감독은 '총력전' 선언에 대해 "선수단 모두 마음을 다잡고 경기에 임하게 하겠다"라며 정신력만을 강조했다. 특별히 들뜸없이 한 경기씩 따라가겠다는 뜻이 담겨이었다.
선수들의 마인드 역시 비슷하다. 24일과 25일 이틀 연속 동점포를 터트린 오재일은 "특별히 1위를 노린다기 보다는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김재호 역시 무조건 '1위 탈환'이 아닌 "시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
30경기도 채 남지 않았지만, 두산과 KIA 두 팀의 맞대결은 3차례 남았다. 2경기로 두 팀의 간격이 좁혀진 만큼 이제 1위 자리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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