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하이 예약’ 손아섭, 사상 첫 200-20-20 도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8.26 09: 20

‘손아섭 걱정은 하는 것이 아니다’는 사실은 이미 다 년간의 시즌을 거치면서 증명된 명제다. 그리고 이제 손아섭은 커리어하이 시즌을 넘어, KBO리그에서는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그 기록은 200(안타)-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이다.
올 시즌 손아섭의 기록을 살펴보면 모든 부분에서 빠짐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즌 타율 3할4푼1리 163안타 18홈런 66타점 22도루 출루율 4할2푼8리 장타율 0.525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전 경기 출장까지 해내고 있는 상황. 공수주에서 팀 공헌도 자체가 남다르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이미 예약한 것과 다름없다.
지난 25일 사직 LG전을 앞두고 손아섭은 팀 훈련에서 제외돼 휴식을 취했다. 조원우 감독은 “공격이면 공격, 주루면 주루 다방면에서 역할을 해주고 있는데, 체력적으로 힘들 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경기 때 힘을 쓰는 게 낫다고 판단해서 경기 때까지 휴식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재충전의 영향이었을까. 손아섭은 LG전 쐐기 투런포 포함해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1도루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8-2 완승을 이끌었다. 더욱이 이날 터뜨린 홈런포로 지난 2014년 기록한 자신의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인 18개와 타이를 이뤘다.
이제 손아섭은 커리어하이는 물론, KBO리그 역사를 새롭게 쓸 수 있는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이 생겼다. 20도루 이상을 이미 달성한 상황에서 200안타와 20홈런을 동시에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바로 200안타-20홈런-20도루 클럽을 만드는 것이다. 정확성과 파워, 그리고 준족의 영역에서 모두 정상급의 기량을 발휘해야만 얻을 수 있는 훈장이다.
현재 손아섭은 도루 22개를 달성했고, 163안타, 18홈런을 기록 중이다. 팀이 25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최근의 페이스라면 홈런 2개를 추가해 20홈런을 달성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문제는 안타 기록이다. 현재 163안타를 기록하고 있는 손아섭은 경기 당 1.37개의 안타를 뽑아내고 있다. 144경기로 환산할 경우 산술적으로 197안타를 때려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폭발적인 몰아치기가 나올 경우 겨우 달성할 수 있지만, 200안타라는 고지를 넘는 것이 쉽지 않다.
결국 손아섭의 200안타-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이라는 대기록 달성은 지난 2014년 서건창(넥센)이 201안타를 기록한 이후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200안타 기록을 달성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2014시즌의 서건창은 201안타에 48개의 도루를 기록했지만 홈런은 7개에 그쳤다. 200-20-20에 가장 가까웠던 선수는 1994년 당시 해태 소속이던 이종범(현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과 1999년 LG 소속이던 이병규(현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이다. 1994시즌 이종범은 84개의 도루를 기록했고 196안타, 그리고 19개의 홈런을 때려내면서 아깝게 대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1999시즌 이병규는 30개 홈런, 31개의 도루를 기록했고, 192안타를 달성했다. 200-20-20을 넘어 200-30-30 클럽 가입까지 노려볼 수 있던 상황이었다.  
손아섭이 도전하는 200안타-20홈런-20도루는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도 30명 밖에 달성하지 못했던 기록이다. 지난해의 경우 무키 베츠(보스턴), 호세 알투베(휴스턴), 진 세구라(당시 애리조나) 3명이 이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우선 손아섭은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팀의 가을야구 확정을 위해 전진하고 있다. 손아섭은 이날 개인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을 경신한 것에 대해 “홈런을 의식했거나 욕심을 냈다면 홈런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루 주자를 진루시킨다고 생각한 것이 실투가 오며 좋은 타구로 연결이 됐다”면서 “일단 팀 승리를 위해 계속 한 베이스라도 더 간다는 생각으로 하다보면 팀도 가을야구를 가고, 기록도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연 손아섭이 KBO리그에서 볼 수 없었던 초유의 기록에 도전하면서 자신의 커리어는 물론 리그 역사도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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