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토종 에이스로 거듭난 윤규진(33)에겐 기분 좋은 징크스가 하나 있었다. '토요일 불패 행진'이 바로 그것이다.
올 시즌 토요일에만 9경기(5선발)에 등판, 6승 무패 평균자책점 2.86으로 위력을 떨친 것이다. 6승 중 4승이 선발승. 올해 4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했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토요일 경기였다. 특히 최근 2연승 모두 토요일 경기에서 거두며 좋은 징크스를 재확인했다.
26일 문학 SK전도 토요일 경기. 윤규진의 공은 변함없이 위력적이었다. 1회 SK 1번타자 노수광에게 초구에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최항을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나주환을 유격수 땅볼로 6-4-3 병살을 이끌어냈다. 2회에는 공 6개로 가볍게 첫 삼자범퇴.
3회에도 연속 삼자범퇴에 성공한 윤규진은 4회 다시 선두 노수광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최항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득점권 위기를 맞았지만 나주환을 3루 땅볼, 최승준을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5회는 공 10개로 다시 삼자범퇴. 박정권과 제이미 로맥이 윤규진의 공에 맥없이 삼진을 당했다. 직구 구속은 140km대 초반으로 빠르지는 않았지만 낮은 코스로 힘 있게 깔렸다. 여기에 주무기 포크볼에 슬라이더, 커브까지 활용하며 SK 타선을 봉쇄했다. 5회까지 투구수는 단 51개.
그러나 한화 타선도 SK 선발 백인식, 구원 채병용에게 막히며 점수를 내지 못했다. 결국 윤규진이 6회 먼저 점수를 줬다. 이재원을 좌전 안타로 출루시킨 뒤 폭투를 범하며 무사 2루 위기에 몰렸다. 김성현의 2루 땅볼로 이어진 1사 3루에서 노수광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빼앗겼다.
7회에도 나주환에게 좌전 안타를 맞으며 연결된 2사 2루에서 정의윤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추가 실점. 팀이 0-2로 뒤진 8회 정재원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7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2실점. 투구수는 84개밖에 되지 않았다. 최고 143km 직구(44개) 포크볼(35개) 중심으로 슬라이더(3개) 커브(3개)를 섞었다.
올 시즌 두 번째 7이닝 QS+ 투구였지만 한화 타선이 한 점도 지원하지 못했다. 9회 1점을 냈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 윤규진의 토요일 불패 징크스도 막을 내렸다. 즐거운 토요일이 이날만큼은 불운했다. 토요일 경기 첫 패전을 당했지만, 최근 3경기 연속 QS 호투에 평균자책점 1.37로 위력을 이어간 것은 의미가 있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