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몸집 속 유연함" 日에서도 인정받은 두산 김민혁의 잠재력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8.27 10: 00

"일본에는 많이 없는 스타일이다." 
지난 25일 서울 잠실구장. 넥센과의 경기를 앞둔 두산 더그아웃에는 몇 명의 일본인이 찾아왔다. 이어서 두산 내야수 김민혁(21)이 왔고, 이들은 반갑게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눈 뒤, 기념 사진까지 함께 찍었다.
김민혁은 지난 2015년 2차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16순위)로 입단해 올 시즌에 1군에 올라온 신인. 대부분의 2군에서 보낸 만큼 이들의 관계는 주위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큰 몸집 속 유연함" 日에서도 인정받은 두산 김민혁의 잠재력

김민혁과 인사를 나눈 일본인들은 선수들의 트레이닝을 담당하는 일본 IT 솔루션 업체의 관계자들. 지난 12월 김민혁은 투수 남경호(두산)과 함께 일본에 건너가 이 센터에서 트레이닝을 받은 것이 인연이 됐다.
이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야구 선수라도 야구 뿐 아니라 여러 트레이닝을 병행한다.그런데 한국은 야구가 엘리트 스포츠인 만큼 아무래도 야구와 관련된 훈련에 집중돼 있어 어떤 차이가 있는 지 궁금했다"며 "두산 2군에 있는 후지오 트레이너 코치에게 트레이닝 대상자 추천을 부탁했고, 김민혁과 남경호가 선정돼 약 2주 정도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일본 선수와 한국 선수의 경우 젊은 선수의 경우 전반적으로 비슷한 상태인데, 한국 선수들의 신체 능력이 좋아 잠재력이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 선수들의 건장한 체격을 칭찬한 이 관계자는 특히 김민혁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높게 봤다. 이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김민혁과 같이 몸집이 큰 선수는 잘 뽑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 김민혁과 같은 프로선수가 많은 편은 아니다"라며 "김민혁의 경우 몸의 유연성이 좋고, 스윙의 범위가 좋아 많은 홈런을 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김민혁은 188cm에 100kg의 건장한 체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모습에 입단 당시 '리틀 이대호'라는 별명이 붙으며 차기 거포 내야수로서의 성장을 기대받았다. 두산에서도 김민혁을 지명할 당시 "내야수로서 체격이 큰 편으로 스윙 스피드가 빠르고 장타력을 뛰어나 장거리 타자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태형 감독 역시 "미래의 4번타자"라며 김민혁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런 기대에 걸맞게 김민혁은 조금씩 성장했다. 올 시즌 1군 퓨처스리그에서도 58경기 나와 타율 3할4푼8리 11홈런 41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기량을 다듬었고, 1군에서도 지난 7월 19일 SK전에서 2루타 두 방을 날리는 등 거포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들과 만난 김민혁은 "일본에서 훈련을 받고 올 때 혹시 1군에 있으면 보자고 응원을 해주셨는데, 마침 인연이 됐다”라며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미리 몸을 풀어나서 도움이 됐고, 재미있게 보낸 시간이었다"라며 당시의 인연을 떠올렸다. 이어서 김민혁은 이들이 남긴 '유연성' 칭찬에 "아무래도 부모님의 덕이 큰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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