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배누리는 어떤 역할이 주어지든 자신만의 톡톡 튀는 매력으로 소화할 줄 아는 연기자다. 지난 2011년 '드림하이'로 데뷔한 이후, '해를 품은 달'(2012),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2014), '스웨덴 세탁소'(2014), '초인시대'(2015), '캐리어을 끄는 여자'(2016), '하백의 신부 2017'(2017) 등 꾸준히 작품 활동을 펼치며 분량과는 상관없는 존재감을 발휘해왔다.
특히 최근 '하백의 신부 2017'에서 극중 신자야 역으로 분한 그는 기존의 발랄한 매력에 얄미움까지 장착한 연기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상황. 어느덧 데뷔 8년 차에 접어든 배누리는 OSEN과의 인터뷰에서도 깊이 있는 생각과 캐릭터 소화력을 지녔음을 드러내며 "올해 안에는 한 단계 더 성장해있는 배누리가 되겠다"고 다짐해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만들었다.
이하 배누리와의 일문일답.
Q. 언제부터 연기자를 꿈꿨는지 궁금해요.
"정말 좋은 계기로 하게 됐어요. 리트머스라는 의류 브랜드 광고 모델을 선발했는데 제 친언니가 저 대신 지원서를 넣었죠. 재미 삼아 참여했는데 오디션을 보러 오라는 공지가 뜬 거예요. 그때부터 두근두근 떨면서 임한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망친 오디션이었는데 열심히 하면서도 서투룬 모습을 예쁘게 봐주셔서 된 게 아닐까 싶어요. 그게 첫 발판이 돼서 회사와 연결이 됐고 연기자로선 KBS2 드라마 '드림하이'가 데뷔작이에요."
Q. 가족의 반대는 없었나요?
"회사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진지해져서 엄마는 한 번 도전해봐도 좋겠다고 하셨는데 아빠는 반대를 하셨어요. 그렇지만 이왕 하겠다면 뿌리를 뽑아라고 하셨죠. 지금은 누구보다 지원을 많이 해주세요. 제가 미안할 정도로요. 무엇보다 언니가 제겐 가장 든든한 친구예요. 아무리 친한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어도 이야기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언니한테는 그런 게 없어서 참 좋아요. 스트레스를 언니랑 이야기하며 다 푸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일이 없을 땐 오히려 제가 언니한테 집착하게 돼요.(웃음)"
Q. 벌써 데뷔 8년 차인데요. 최근 소속사도 옮기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 시기인 것 같아요.
"전 수능, 야자 등 학교 다니면서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활동을 해서 행복했어요. 하지만 벌써 데뷔 8년 차가 됐고 연기자로서 매년 새로운 다짐과 각오, 고민을 하고 있죠. 이 일이 아무래도 격차가 큰 직업이다 보니 항상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일을 하다 보면 오는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하나요?
"예전에는 친구들이랑 수다를 떨면서 풀었는데 결국은 제가 선택해야 하는 문제더라고요. 그래서 쓸데없는 생각이 안 나도록 운동을 하거나 집에서 요가 음악을 들으며 명상할 때가 많아요. 그래도 '이 일이 나한테 맞나?', '잘 하고 있나?' 싶은 모든 고민이 들 때가 있는데, 생각지 못한 곳에서 '작품 잘 봤다', '너 이거 하고 있더라'고 칭찬을 들으면 힘이 나죠. 그래서 끈을 못 놓는 것 같아요. 아직은 이 일에 대한 미련이 남아서요."
Q.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 기억에 남아요.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작품이 잘 돼서 주목도 받았었거든요. 물론 주목을 받았다고 다 좋은 건 아니지만 캐릭터가 좋아서 제가 더 애정 하게 된 것 같아요."
Q. 앞으로 출연해보고 싶은 작품이나 역할이 있나요?
"귀엽고 발랄한 캐릭터를 많이 해봐서 여성스럽고 러블리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아니면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의 소심이 같이 약간 바보 같고 맹한 역할도 해보고 싶고요. 또 극적인 사이코패스도 재밌을 것 같아요. 좀 더 강하고 독특한 캐릭터면 좋을 것 같아요."
Q. 요즘 배우들의 예능 출연도 활발한데요. 출연해보고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tvN 예능 '삼시세끼'요. 제가 집에 많이 있다 보니 잡일을 잘 하거든요.(웃음) 아니면 저한테 도움이 될 수 있는 tvN 예능 '집밥 백선생'도 나가보고 싶어요. 그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제가 백종원 선생님께 요리를 배워볼 수 있겠어요. KBS2 예능 '배틀트립'도 탐나고요. 혼자서 여행을 가보고 싶었는데 제작진과 같이 떠나면 덜 위험할 것 같아요."
Q. 롤모델이 있나요?
"한국 배우 중에선 공효진 선배님이요. 자신만의 러블리한 연기를 가지고 있다는 게 정말 멋있으신 것 같아요. 이게 연기인지 평소 자신의 모습인지 헷갈릴 정도로요. 캐릭터를 자기 걸로 만드는 능력이 엄청나신 것 같아요. 저도 언젠간 선배님처럼 저만의 매력을 구축하고 싶어요."
Q. 앞으로 어떤 배우로 성장하고 싶나요?
"'배누리 하면 봐야지'하는 신뢰가 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믿고 볼 수 있는 배우요. 또 제가 다양한 캐릭터를 해도 대중 분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신선하게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캐릭터로 봐주셔도 좋고 배누리로 봐주셔도 좋아요. 제가 하는 작품들을 보면서 호평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올해까지 얼마 안 남았지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그리고 빨리 다음 작품으로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올해 안에는 한 단계 더 성장해있는 배누리가 될게요." / nahee@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