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런닝맨’이 반전에 중독됐다. 시청자에게 반전을 주기 위해서 복잡한 상황을 제시하다 보니 상황 자체에 몰입하기 어려워졌다. 반전의 재미도 좋지만 보다 내실 있는 구성으로 몰입도를 높이는 것 역시 중요하다.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SBS ‘런닝맨’에서는 눈치코치레이스가 펼쳐졌다. 하지만 눈치코치레이스가 전부는 아니었다. 지석진을 제외한 ‘런닝맨’ 멤버들은 개인 미션을 통해서 따로 미션비를 모아야했다. 당연히 주인공인 지석진 역시도 개인 미션을 가지고 있었다.
이날 방송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장면은 유재석과 하하가 운을 걸고 한 통아저씨 퀴즈였다. 앞서 한 모든 과정은 단지 통아저씨 퀴즈를 할 밑천을 마련하는 것에 불과했다. 제작진이 진지하게 준비한 반전카드인 지석진과 소유의 정체가 사실은 검객이었다는 사실 자체도 제대로 된 떡밥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이기에 보는 사람에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했다.
‘런닝맨’은 과거 멤버들의 캐릭터를 활용한 대규모 레이스를 펼치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아이템 고갈과 유치하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런닝맨’은 두뇌게임으로 특징을 조금씩 바꿨다. 그리고 재미있어졌다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호평이 독이 된 것일까. 쉽게 보고 즐길 수 있는 예능의 본질을 살짝 벗어나서 두뇌게임에 집착하다보니 복잡한 룰이 생겼고, 복잡한 룰에 따르다보니 상황 자체가 부자연스러워졌다. 부자연스러운 상황에 놓인 멤버들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에 집중하기 어려워진 상황.
다시 뛰기 시작한 ‘런닝맨’이 흥미진진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잘나가고 있는 만큼 한번쯤 돌아볼 시점이 왔다./pps2014@osen.co.kr
[사진] '런닝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