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시사' 황재균 놓고 FA 시장 눈치싸움 시작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9.04 06: 01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의 메이저리그(MLB) 도전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올해로 끝날 전망이다. 이는 황재균을 모셔가려는 각 구단들의 눈치싸움이 시작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9월 로스터 확장 때 MLB 재진입이 유력했던 황재균은 꿈이 좌절됐다. 샌프란시스코는 8월 31일 황재균을 양도선수지명(DFA)했다. 팀 내 40인 로스터에 포수 팀 페더로위츠의 자리를 만들기 위한 결정이었다. 황재균은 DFA와 함께 곧바로 웨이버 공시됐으나 양수의사(클레임)를 밝힌 팀은 없었다. 극적인 이변이 없는 이상 황재균의 MLB 진입은 불가능해졌다.
지난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획득한 황재균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꿈이었던 MLB 도전을 선택했다. 샌프란시스코와의 스플릿 계약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냉정한 현실에 부딪혔다. 마이너리그 계약이 다 그렇듯, 신분적 한계와 싸워야 했다. 두 차례 콜업됐으나 아쉽게 성적이 좋지 않았다.

황재균의 국내 유턴 가능성은 매우 높다. 국내구단의 한 외국인 스카우트는 “현실적으로 황재균에게 MLB 계약을 제안할 팀은 없어 보인다.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미국에 남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1년 동안 그 제약에 시련을 맛본 황재균이 안정된 국내 계약을 포기하고 다시 도전을 선택할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황재균도 주위에 직간접적으로 한국 복귀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를 고려하면 이제는 안정을 택할 시기이기도 하다.
비록 MLB에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황재균은 군침을 흘릴 만한 대형 FA다. 공·수·주에서 황재균만큼 짜임새가 있는 3루수도 몇 없다. 2016년에는 127경기에서 타율 3할3푼5리, 27홈런, 113타점, 25도루를 기록하며 대활약했다. 당장 한국에 돌아오면 4년 기준 80억 원 이상의 대형 계약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지난겨울 황재균에 관심을 보였던 팀은 원 소속구단 롯데와 kt였다. 다만 두 팀 모두 적극적인 오퍼를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황재균의 미국행 의지와 맞물려 판이 신중하게 돌아간 것도 있지만, 두 구단 사이에 눈치싸움이 치열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대호에 4년 총액 150억 원을 안겨 여력이 많지 않았던 롯데는 kt의 제시액에 촉각을 기울였다. 반대로 실탄이 마땅치 않았던 kt도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못했다.
두 구단의 소리 없는 싸움은 황재균의 미국행으로 결말이 났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두 구단 모두 어쨌든 황재균을 다른 구단에 뺏기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안도했다”고 떠올렸다. 여론을 무시할 수 없었던 셈. 하지만 올해는 물러설 곳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롯데와 kt 외에도 2개 구단이 황재균의 동향을 직간접적으로 확인했다. 영입 전선에 뛰어들지는 미지수지만 판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루와 중심타선에서 활용할 수 있는 황재균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전성기에 있을 나이이기도 하다. 올해도 MLB에서의 활약이 기대에 못 미쳤을 뿐, 트리플A에서는 좋은 성적을 냈다. 힘겨운 현지 적응을 마치고 낸 성과라 더 값지다. 황재균이 최소 2016년 기량은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원 소속팀 롯데가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롯데는 시즌 초반까지는 황재균과 이렇다 할 접촉을 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뛰는 선수에게 굳이 연락을 하는 모양새를 경계한 측면이 있었다. 황재균도 "롯데에서는 전혀 연락이 온 것이 없다"고 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간접적인 라인으로 황재균과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강민호 손아섭 최준석이 같이 FA로 풀리는 올 겨울이라 고민이 큰 것은 사실이다. 다 잡으려면 지출액은 천문학적으로 뛴다.
kt는 올 시즌 후 전력보강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김진욱 감독에게 마땅한 취임선물이 없었고, 사실상 3년 연속 최하위라는 성적이 자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적어도 대형 FA 하나는 잡을 것”이라는 게 구단 안팎의 시선이다. 황재균은 가장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kt도 이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구체적으로 이름을 올리는 것은 꺼리고 있다. 결국 FA 시장 동향을 종합적으로 체크한 뒤 전략을 세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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