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KBO리그 최고 타자는 LG 박용택이다".
한화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34)는 일기 형식의 한국야구 리포트를 꾸준히 쓰고 있다. KBO리그 첫 시즌이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시기, 비야누에바의 리포트에는 여러 내용들이 담겨있다. 그 중에는 KBO리그 선수 개인별에 대한 평가들도 포함돼 있다.
비야누에바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11년을 뛴 베테랑이다. 특히 2007년부턴 10년 연속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를 넘나들며 선발-구원 보직을 두루 맡은 '경험 많은 빅리거' 비야누에바, 그의 눈에 가장 눈에 띈 KBO리그 선수는 누구일까.
비야누에바는 "미국에 가서도 잘할 수 있는 훌륭한 선수들이 한국에 참 많다. 이승엽(삼성)이 전성기 시절 메이저리그에 간 모습을 봤으면 좋았을텐데 이제 은퇴를 하게 돼 아쉽다"며 "내 머릿속에 먼저 떠오르는 선수는 LG 박용택이다. KBO리그에서 본 최고 타자다. 정말 훌륭한 타자"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LA 다저스 애드리안 곤살레스의 전성기 시절을 보는 것 같다. 지금 당장 메이저리그에 가도 잘할 수 있을 것이다"며 "처음에는 박용택이 베테랑인지 몰랐다. 외모만 봤을 때는 젊은 선수 같다. 지금보다 젊었을 때는 어땠을지 궁금하다. 지금도 이 정도로 하고 있으니 대단했을 것이다"고 칭찬했다.
실제로 비야누에바는 올 시즌 박용택에게 고전했다. LG전 2경기에서 박용택과 6차례 투타 맞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6타수 4안타 1홈런 2타점, 박용택의 압도적인 우위다. 지난 7월29일 대전 경기에서 박용택은 비야누에바에게 홈런 포함 3타수 3안타를 몰아쳤다. 특히 4회 비야누에바의 몸쪽 높게 들어온 직구를 잡아당겨 비거리 125m 큼지막한 우월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2002년 프로 데뷔한 박용택은 올해로 16년차 베테랑이다. 만 39세, 불혹에 가까운 나이에도 올해 115경기에서 타율 3할4푼9리 148안타 11홈런 72타점 66득점 62볼넷 73삼진 출루율 4할3푼3리 장타율 4할8푼6리 OPS .919를 기록 중이다. 젊은타자들이 성장통을 겪고 있는 LG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비야누에바의 생각과 달리 박용택은 젊었을 때보다 나이가 들어 더 성장한 케이스. 2002~2008년까지 20대 시절에는 8년간 타율 2할7푼9리 출루율 3할4푼3리 장타율 4할2푼7리 OPS .771에 그쳤고, 메이저리그는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30대가 시작된 2009년부터 올해까진 9년간 타율 3할3푼1리 출루율 3할9푼4리 장타율 4할7푼5리 OPS .869로 모든 기록들이 대폭 상승했다. KBO리그 사상 3번째 9년 연속 3할 타율, 최초의 6년 연속 150안타가 눈앞이다.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박용택의 모습이 빅리거 출신들의 눈길도 사로잡을 만큼 인상적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