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슈퍼스타이다".
김기태 KIA 감독은 은퇴를 앞둔 이승엽(삼성)과 인연이 깊다. 한팀에서 선후배로 뛰었고 국가대표 태극마크도 함께 달고 올림픽 금메달과 동메달을 합작하기도 했다. 요미우리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승짱의 위력과 인기를 옆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김기태 감독이 쌍방울을 떠나 1999년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맺어졌다. 김기태 감독은 이적생 신분이었지만 3년동안 삼성 유니폼을 입으면서 주장까지 맡을 정도로 리더십이 있었다. 김감독은 "56호 홈런은 다른 팀에서 봤지만 54홈런은 한 팀에서 함께 뛰면서 지켜보았다"고 말했다.
특히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도 두 사람은 동메달 주역으로 활약했다. 이승엽은 일본이 자랑하는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공략해 승리를 안겨주었다. 김 감독은 당시 대표팀 주장으로 선수들을 잘 이끌어 초반 위기를 딛고 동메달 획득에 큰 공로를 세웠다.
다음 인연은 일본 요미우리에서 만났다. 이승엽은 지바 롯데를 떠나 요미우리에 이적한 2006년 41홈런을 터트리며 4번타자로 활약했다. 김감독은 이승엽의 재계약 선물로 2007년 요미우리 육성군 코치로 부임했고 수 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김 감독은 "당시 요미우리 4번타자 승짱의 인기는 대단했다. 하라(다쓰노리) 감독의 아들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면서 웃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전승 금메달 쾌거도 함께 했다. 이승엽은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결승 투런포를 날렸고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는 선제 투런포를 터트려 금메달을 따내는 일등 공신이었다. 김감독은 대표팀 타격코치로 일하며 특유의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했고 전승 신화의 공로자가 되었다.
김 감독은 이처럼 누구보다 이승엽을 가까운 곳에서 지켜본 인물이다. 그의 인물평은 어떨까? 김 감독은 "많은 추억이 있다. 후배였지만 함께 한 추억은 나에게는 영광이다. 승엽이는 후배였지만 본받을 장점이 많은 친구였다. 성실하고 착하다. 술 담배 등 운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절대 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대표로 큰 경기에서 홈런을 치며 활약을 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600개(9일 현재 623개)가 넘는 홈런을 때렸다. 30개씩 20년을 친 것이 아닌다.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그리고 매너와 사명감을 갖춘 진정한 슈퍼스타이다. 앞으로 후배들이 배워야 한다"고 경의를 표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