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순위 싸움이 한창이다. 선두를 두고 펼쳐지는 KIA와 두산의 양강 체제부터 5강행 막차를 두고 LG와 SK, 넥센의 혈전까지. 와일드카드 제도가 만들어낸 진풍경이다.
5위 LG와 7위 넥센의 승차는 단 1경기. 자고 일어나면 가을야구 막차 티켓의 주인공이 달라질 만큼 팽팽한 순위 싸움이 진행 중이다. 물론 4위 롯데도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롯데와 LG의 승차는 단 3.5경기에 불과하다. 역시 일주일 안에 뒤집기가 가능한 격차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3경기를 뒤집는 데 한 달이 필요하다'는 말이 정설처럼 통한다. 이제 팀당 20경기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3.5경기는 분명 차이가 있다. 결국 5위 자리를 두고 LG와 SK, 넥센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5위 팀도 가을야구 막차를 탈 수 있는 와일드카드 제도 덕분에 볼거리가 풍성해진 것.
'5위'의 중요성이 처음으로 커진 건 와일드카드가 도입된 2015년. 당시에는 4강팀과 그 외 팀의 격차가 너무도 벌어졌다. 삼성은 88승56패로 정규시즌 1위에 올랐다. 2위 NC는 거기에 2.5경기 뒤진 2위. 이 둘이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3위 두산과 4위 넥센의 승차는 0.5경기에 불과했다. 그러나 두산은 삼성에 9경기, 넥센은 9.5경기 뒤져있었다. 선두권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2014시즌까지의 방식대로라면 가을야구 막차는 4위 넥센이 따내는 것. 그러나 성적 차이가 컸던 5위 SK가 가을야구 막차 티켓을 얻었다. 4위 넥센과 5위 SK의 승차는 8.5경기. 그럼에도 SK가 가을야구 레이스에 뛰어들었던 건 와일드카드 덕분이었다.
SK가 5위를 확정한 건 정작 본인들의 정규시즌 일정이 끝난 뒤인 10월 4일이었다. SK는 3일까지 69승73패2무로 시즌을 마쳤다. 이튿날인 4일, 6위 KIA가 두산에 0-9로 패하며 가을야구 티켓을 놓쳤다. SK는 그 덕에 어부지리로 5강행을 확정했다. 시즌 최종 성적을 보면 5위 SK와 6위 한화의 승차는 단 2경기. SK와 9위 LG도 6경기 차이에 불과했다. 4강과 그 외 팀의 차이가 극명했던 만큼 '역대급 순위싸움' 시즌이었다.
지난 시즌에도 그 치열함은 어디가지 않았다. 지난 시즌 선두는 두산의 독주 체제였다. 거기에 2위 NC, 3위 넥센도 그 위치에 변화가 없었다. 결국 남은 건 4위와 5위 두 자리. 8월까지 4위는 KIA였다. 5위 SK가 KIA에 한 점차로 바짝 따라붙었고, 6위 LG가 SK에 0.5경기, 7위 한화가 LG에 2.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희비가 엇갈린 건 역시나 9월의 승부였다. LG는 9월 이후 26경기에서 15승10패1무, 승률 6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승률 2위의 집중력이었다. 반면 LG 위에 있던 KIA는 12승13패로 5할 승부에 실패했다. SK는 그보다 나쁜 11승15패. 결국 LG는 정규시즌 두 경기를 남겨둔 10월4일,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했다. 그마저도 4위냐 5위냐는 미정인 상황이었다.
와일드카드 매치업이 확정된 건 이틀 뒤인 10월 6일. KIA가 삼성에 3-4로 패하며 5위를 확정했다. LG는 와일드카드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4위를 선점했다. 시즌 최종 순위를 살펴보면 4위 LG와 6위 SK의 승차는 단 3경기였다. 그만큼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LG와 KIA는 와일드카드에서 팽팽한 투수진의 정수를 선보이며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물론 5위는 와일드카드에서 1패를 안고 4위와 붙는다. 어마어마한 열세다. 비록 2시즌에 불과했지만 '업셋'이 없던 이유다. 올해 5위 팀은 4위와 어떤 승부를 펼칠지 역시 지켜볼 대목이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