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가을야구를 앞둔 NC가 외국인 투수들의 난조로 비상등이 켜졌다.
NC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34)와 제프 맨쉽(32)은 이미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KBO리그 5년차 베테랑 해커, 180만 달러 거액의 맨쉽 모두 11승씩 총 22승을 합작했다. 외인 투수 2명 다 10승 이상 거둔 건 NC 해커-맨쉽이 유일하다. 이에 힘입어 NC는 올 시즌 내내 상위권 한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두 투수 모두 후반기 들어 안정감이 떨어졌다. 후반기 NC가 두산에 2위 자리를 내준 뒤 3위에서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것도 해커와 맨쉽의 불안한 투구와 궤를 같이 한다. NC로서는 두산과 2위 싸움을 넘어 가을야구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중대한 문제다.
전반기 16경기에서 8승3패 평균자책점 2.93으로 안정감을 과시한 해커는 후반기 8경기에서 3승4패 평균자책점 5.57로 좋지 않다. 피안타율이 2할5푼1리에서 3할7리로 상승했다. 9이닝당 피홈런도 0.60개에서 1.29개로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지난 5일 대구 삼성전에서 투구 중 왼쪽 발목 통증을 느낀 뒤 등판 일정이 뒤로 미뤄졌다.
해커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맨쉽도 안정감이 전반기만 못하다. 전반기 팔꿈치 부상 공백에도 8경기 7승무패 평균자책점 1.53으로 활약한 맨쉽은 후반기 10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 중이다. 크게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1할8푼3리의 피안타율이 2할8푼6리로 나빠졌다. 9일 대전 한화전에선 최다 10안타 허용.
NC는 외국인 투수 의존도가 높은 팀이다. 토종 선발로 장현식(8승8패·4.99) 이재학(5승6패·4.95) 구창모(7승10패·5.45) 등이 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1승을 담보할 수 있는 투수들은 아니다. 이재학은 포스트시즈 통산 4경기 1패 평균자책점 17.18로 부진했고, 장현식과 구창모는 점수차가 벌어진 시점에서 각각 2경기·3경기 구원으로 던진 게 전부.
한 달도 남지 않은 정규시즌 기간 동안 해커와 맨쉽이 하루빨리 전반기 안정감을 찾아야 한다. 해커는 지난 3년간 포스트시즌 6경기 1승4패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 4.19로 크게 나쁘진 않았다. 맨쉽은 지난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으로 월드시리즈에도 2경기 구원등판한 경험이 있다. 두 선수는 경험이 문제가 아니다. 컨디션 회복이 관건이다.
어느 팀이든 마찬가지이지만 가을야구에선 외인 투수들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토종 선발투수들의 경험이 부족한 NC는 더 그렇다. 남은 시즌 해커와 맨쉽의 반등 여부에 NC의 포스트시즌 성패가 달렸다. /waw@osen.co.kr
[사진] 해커-맨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