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삼성)의 도장 깨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데뷔 첫 20홈런에 이어 100타점을 돌파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데뷔 첫 100득점 및 전 경기 출장 가능성은 아주 높다.
"구자욱이 1군 무대 3년째를 맞아 자신의 잠재력을 좀 더 터뜨렸는데 하는 바람이 있다. 예년보다 타구의 질과 비거리 모두 확실히 좋아져 올 시즌 20홈런도 가능하다고 본다. 경험이 쌓일수록 더 늘어날 수 있다. 아직 나이가 젊은 만큼 보여줄 게 아주 많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된다". 김한수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구자욱의 홈런 및 타점 생산 능력 향상을 기대했다.
구자욱은 김한수 감독의 기대대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힘을 키우며 타구 속도가 빨라졌고 이른바 발사 각도를 신경쓰면서 비거리가 늘어났다. 12일 현재 타율 3할1푼2리(519타수 162안타) 21홈런 100타점 99득점 9도루를 기록중이다. 장타율은 5할3푼6리.
구자욱은 8일 사직 롯데전서 0-1로 뒤진 3회 롯데 선발 김원중과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를 당겨쳐 우측 담장 밖으로 넘겨 버렸다. 비거리는 115m. 데뷔 첫 20홈런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12일 대구 한화전서 1-5로 뒤진 6회 1사 2루서 한화 선발 알렉시 오간도의 2구째를 밀어쳐 좌전 안타를 때려냈고 2루 주자 강한울을 홈으로 불러 들이며 100타점을 돌파했다.
데뷔 첫 100타점 고지를 밟았으나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중심 타자라면 100타점은 당연히 달성해야 한다"는 게 그 이유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자신을 낮췄다.
이제 남은 건 100득점과 데뷔 첫 전 경기 출장. 12일까지 99득점을 기록한 구자욱은 이변이 없는 한 100득점 고지를 밟을 듯. 구자욱이 100타점-100득점을 달성할 경우 KBO리그 통산 27번째이자 구단 역대 6번째가 된다.
박해민과 함께 팀내 타자 가운데 유이하게 전 경기를 소화중인 구자욱.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지만 악으로 깡으로 버틴다. "아프지 않는 한 뛰어야 한다"는 게 구자욱의 말이다. 부상없이 전 경기를 소화했다는 건 내구성 또한 뛰어나다는 의미. 그만큼 자기 관리를 잘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128개의 삼진을 당해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불명예스러운 기록이나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고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세상의 이치이기에 개의치 않아도 될 듯. 김한수 감독은 "삼진이 생각보다 많지만 본인이 스윙을 크게 만들었으니 올 시즌은 적응기라고 봐야 한다. 내년에는 더 잘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구자욱은 데뷔 첫 20홈런과 100타점을 달성했으나 만족이란 걸 모른다. "올 시즌은 데뷔 후 가장 안좋은 시즌인 것 같다"고 푸념하기도. 그는 정확성과 파괴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 모두 잡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