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이후 첫 115일 만에 리턴매치가 열린다.
올 시즌 8~9위로 처지며 포스트시즌이 물건너간 한화와 삼성의 대결. 평소 같으면 큰 관심을 받지 않을 경기이지만,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치러질 시즌 15차전은 풍경이 조금 다를 것 같다. 삼성 윤성환(36), 한화 카를로스 비야누에바(34)가 선발투수로 예고됐기 때문이다.
두 투수의 첫 대결은 지난 5월2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기에서 비야누에바는 3회까지 4개의 삼진을 뺏어내며 1사구 노히터 투구를 하고 있었고, 윤성환도 3회 2사까지 안타 5개, 볼넷 1개, 사구 2개로 1실점했지만 크게 밀리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두 투수의 대결은 미완성으로 끝났다. 3회말 한화 공격에서 김태균과 윌린 로사리오가 윤성환의 공에 연속으로 맞았고, 감정이 격해진 양 팀 선수들이 두 번의 벤치클리어링 끝에 진답 난투극을 벌였다. 그 중심에 윤성환과 비야누에바가 있었다.
윤성환은 빈볼로 난투극을 유발한 책임, 비야누에바는 난투극 과정에서 주먹을 휘두른 폭력 행위로 퇴장당했다. 한 경기에서 양 팀 선발투수가 퇴장 조치된 것은 KBO리그 36년 역사상 최초. 난투극과 빈볼을 이유로 5명의 선수들이 무더기로 퇴장됐다.
두 선수 모두 KBO로부터 6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특히 비야누에바는 난투극 도중 왼쪽 새끼손가락 인대가 파열돼 3주 동안 재활을 하는 악재가 겹치기도 했다. 경기 중 부상도 아니고, 난투극으로 인한 부상이라 한화로선 아쉬움 두 배였다.
상처뿐이었던 난투극 이후 3개월이 지나 두 선수가 115일 만에 선발로 맞붙는다. 사건 이후에도 윤성환은 한화전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2.57로 호투했다. 비야누에바 역시 삼성전 4경기에 나와 1승1패 평균자책점 4.74로 막았다. 둘 사이 직접적인 선발 대결은 없었다.
가을야구에서 멀어진 삼성과 한화이지만 난투극 악연으로 얽힌 윤성환과 비야누에바의 선발 대결은 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난투극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투수의 리턴매치, 과연 누가 웃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사진] 윤성환-비야누에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