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의 시기를 딛고 호투한 다르빗슈 유(31·LA 다저스)에 대한 현지 언론의 평가가 한 경기만에 바뀌었다.
다르빗슈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87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9번째 승리를 따냈다. 다저스 이적 이후로는 3번째 승리. 승리도 승리였지만 그간 부진하던 흐름의 내용을 바꿨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었다.
다르빗슈는 다저스 이적 후 투구폼 교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팔꿈치 수술 후 달라진 팔 각도를 고치며 주무기 중 하나인 슬라이더의 위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복안이었다. 그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유망주를 희생하고 반년 남은 계약을 떠안은 트레이드였던 만큼 현지 언론의 우려도 커졌다.
그러나 이날 역투를 선보이자 현지 언론의 평가도 달라졌다. 요약하면 포스트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는 것이다. 지역 최대 매체인 ‘LA 타임스’는 15일 “다르빗슈는 9월을 위해 데려온 것이 아니다. 그는 10월을 위한 선수”라면서 “29년 만의 월드시리즈 제패와 플레이오프에서 살아남기 위해 획득한 중요한 무기다. 이제 (다르빗슈에게) 월드시리즈 2차전을 맡길 수 있을 것 같다”고 호평했다.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 또한 “다저스 데뷔전이었던 뉴욕 메츠전 이후 처음으로 구단이 당초 생각했던 투구를 선보였다”면서 “탈삼진은 5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충분히 효과적인 투구였다. 7회까지 적은 투구수로 무실점을 기록했다”고 호평 대열에 합류했다.
다르빗슈는 포스트시즌을 위한 다저스의 승부수다. 클레이튼 커쇼 외에는 아주 압도적인 투수가 부족하고, 여기에 좌완 일색인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의 균형을 꾀할 수 있는 자원이다. 물론 한 경기 투구라 앞으로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그러나 반등의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다음 등판 내용에 기대감이 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