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라운드 단독 선두 성은정(18)이 첫 홀부터 고전하기 시작했다. 올해 대회부터 파5에서 파4로 조정 돼 난이도가 높아진 3번홀에서는 드라이버 실수로 더블보기까지 범하며 무너졌다. 기다렸다는 듯이 엄청난 기세의, 준비 된 우승 후보군이 가을 갈대밭에 들불 일듯이 일어섰다.
16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하늘코스(파71, 6512야드)에서 치러진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017'(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3억 원) 3라운드의 리더보드가 크게 출렁거렸다.
맹추격의 선두주자는 퍼팅의 달인 이승현(26, NH투자증권)이었다. 전반홀에서 버디 1개로 페이스를 조절한 이승현은 후반 9번홀부터 몰아치기 버디사냥을 시작했다. 파5, 파4, 파3 가리지 않고 골고루 버디를 뽑아내며 타수를 줄여 나갔다. 마지막 18번홀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보기를 범했지만 전체적으로 4타를 줄여 중간합계 10언더파 단독 선두가 됐다.
디펜딩 챔피언 고진영(22, 하이트진로)의 샷 감각도 매서웠다. 전반 9개홀에서 버디 없이 파행진만 거듭한 고진영은 11번홀부터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순위를 급속도로 끌어올렸다. ‘더 서킷’으로 이름 붙여진 파5 18번홀에서까지 버디 사냥에 성공하며 고진영은 중간합계 9언더파 공동 2위에 올랐다.
전반홀부터 기세가 오른 선수는 생애 첫 우승을 노리는 김지희(23, BNK금융그룹)였다. 2011년부터 투어 생활을 시작한 김지희는 8번홀까지 3개의 버디를 잡아올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9번홀 보기로 상승세를 멈춘 김지희는 이후 버디 2개, 보기 1개를 더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3타를 줄여 고진영과 더불어 공동 2위가 됐다. 김지희는 이승현 고진영과 더불어 투어 생활 2번째로 챔피언조에 편성 됐다.
올 시즌 손목 부상에 시달렸던 조윤지(26, NH투자증권)도 부상에서 회복되면서 특유의 몰아치기를 선보였다. 조윤지는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내며 최종라운드 우승 후보로 솟아올랐다. 조윤지는 “건강한 편이라 그 동안 부상 없이 잘 해왔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손목부상도 있고 감기도 자주 걸렸다. 몸이 안 따라주니 더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도 잘 극복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올 시즌 상금 순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정은6(21, 토니모리)는 시작은 불안했지만 갈수록 안정감을 찾아가며 우승 후보군으로 뛰어 올랐다. 1라운드에서 2오버파를 쳐 컷 탈락까지 걱정해야 했던 이정은의 저력을 보는 듯한 라운드였다.
이정은은 전반홀을 보기 2개, 버디 2개로 마무리한 뒤 후반홀에서 버디만 3개를 낚아올렸다. 중간합계 6언더파로 허윤경 김다나 장수연 등과 더불어 공동 5위에 올랐지만 순위보다 지난 3일간의 상승세 때문에 더 주목 된다. 이정은은 “작년 이 대회에서 예선 탈락할 뻔 하다가 후반에 6타를 줄이면서 예선을 통과한 좋은 기억이 있어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사진] 이승현과 고진영의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017 3라운드 경기 모습. /인천=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