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란 문턱 앞에 사랑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아픈 청춘들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안겼다.
24일 방송된 KBS2TV 드라마 스페셜 ‘혼자추는 왈츠’가 그려졌다.
이날 김민선(문가영)과 구건희(여회현)는 왈츠수업에서 서로를 만나게 됐고, 우연한 만남으로 사랑에 빠진 8년차 커플로 등장했다.
지방대 출신이라는 꼬리표로 자격지심이 컸던 건희는 민선이 잘 될수록 질투하게 됐고, 결국 두 사람은 마음에도 없는 말들로 상처되는 말만 주고 받으며 이별을 택했다.
이후 두 사람은 운명의 장난처럼 원하는 회사에 똑같이 지원하게 됐고, 최종면접장에서 만나게 됐다. 건희는 늦게 들어오는 민선을 위해 엘리베이터를 잡아주었고, 민선 역시 면접장을 향하는 건희를 빤히 쳐다보며 속으로 응원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좋지 않았던 면접 분위기로 모든 걸 포기하며 낙심했으나, 동시에 최종 합격 소식을 들으며 비밀리에 달콤한 사내연애를 시작하게 됐다.
오랜 세월이 지나 안정적인 직장을 찾게 된 두 사람은 결혼 준비를 앞두고 있었으나, 곧바로 3차 면접이라는 고지 앞에 또 다시 좌절하고 말았다.
민선은 먼저 건희에게 이를 포기하라 했고, 건희는 “우리 결혼할 거 아니냐, 그럼 내가 널 책임지겠다”며 민선을 포기하라 했다. 하지만 민선은 물러서지 않았고 두 사람은 또 다시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채 경쟁자로 면접장에서 만나게 됐다.
이때 민선은 면접장으로 향하던 중 건희 뒤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건희는 민선이 쓰러졌다는 사실을 알았으나, 이를 보고도 못 본 척 홀로 면접장을 향하는 냉정한 모습을 보였다. 급기야 건희는 자신의 야망을 위해 민선이 돌아오지 않길 바라는 모습 역시, 취업에 혈안이 된 살벌함까지 느낄 정도였다.
하지만, 민선은 아픈 몸을 이끌고 면접에 나타났고, 그런 민선을 미안한 마음에 쳐다보지 못했던 건희는 면접이 끝나고 나서야 피를 흘리며 창백해진 얼굴로 서있는 민선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만큼 간절했던 민선의 모습에 건희는 더욱 죄책감만 쌓였다.
결국 민선은 건희를 제치고 최종합격자가 됐고, 건희는 취업도, 사랑도 모두 잃게 됐다.
3년 후, 두 사람은 어엿한 직장인으로 다시 우연한 만남을 갖게됐다. 아무렇지 않은 척 명함을 주고받으며, 안부를 물었지만, 이내 헤어진 후, 두 사람은 서로의 명함이란 작은 종이 앞에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한편, 이번 단편극은 지금 이 시간에도 취업이라는 큰 문턱 앞에서 사랑을 비롯한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시대의 청춘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준 건 아닌지 씁쓸한 공감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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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페셜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