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바꿔치기'를 전면에 내세운 '황금빛 내 인생'이 방송 8회만에 30% 돌파에 성공했다. KBS 2TV 주말드라마가 늘 높은 시청률을 얻어왔다고는 하지만 '황금빛 내 인생'의 30% 돌파는 굉장히 빠른 속도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황금빛 내 인생'은 막장 전개라는 혹평을 듣고 있는 상황이라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25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KBS 2TV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8회는 전국기준 30.9%, 수도권 30.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일 뿐만 아니라 8회만에 이룬 30% 돌파라 놀라움을 자아낸다.
이 드라마는 흙수저를 벗어나고 싶은 3無녀에게 가짜 신분상승이라는 인생 치트키가 생기면서 펼쳐지는 황금빛 인생 체험기를 그린 세대불문 공감 가족 드라마로, '내 딸 서영이'의 소현경 작가와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김형석 PD가 의기투합했다. 또 박시후, 신혜선, 서은수, 이태환, 천호진, 김혜옥, 나영희, 전노민 등이 출연해 탄탄한 배우군을 형성하고 있다.
사실 '황금빛 내 인생'이 방송되고 있는 토일 오후 7시 55분은 경쟁작이 없기 때문에 높은 시청률을 얻을 수밖에 없는 시간대다. 그래서 이 시간대에 방송된 주말극은 기본적으로 20%가 넘는 시청률을 얻을 수 있다. 오히려 30%를 넘지 못하면 '망했다'는 말을 들을 정도. 그럼에도 '황금빛 내 인생'이 대단하게 여겨지는 건 매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을 뿐만 아니라 방송 8회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30% 돌파에 성공했기 때문. 50부작의 시작점에 있는 현재, 이 같은 성적을 냈다면 앞으로 40% 돌파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다.
하지만 높은 시청률만큼 시청자들의 불만도 높다. 지금껏 주말극, 일일극에서 많이 봐왔던 재벌, 출생의 비밀이 대놓고 등장하고 있기 때문. 특히나 엄마가 거짓말을 해 친딸을 바꿔치기 했다는 설정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여주인공 지안(신혜선 분)의 방어적이다 못해 까칠한 성격이나 거짓말을 수시로 한다는 설정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 게다가 지난 방송에서는 지수(서은수 분)가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는 장면이 그려지면서 극 초반부터 자극적인 전개가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
물론 소현경 작가는 전작에서 캐릭터들이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 인간 관계를 회복해나가는 과정 등을 섬세하고 공감되게 그려온 작가로 유명하다. 그렇기에 '황금빛 내 인생' 역시 지금의 반응을 반전시킬 수 있는 극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믿음이 크다. 과연 '황금빛 내 인생'이 '욕하면서 보는 주말극'이라는 오명을 씻어내고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황금빛 내 인생'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