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이래 이런 ‘부라더’와 ‘오로라’는 없었다. 티격태격한 형제 마동석과 이동휘 그리고 묘한 정신세계를 가진 이하늬가 뭉쳤다.
25일 오전 서울시 중구 장충단로 메가박스 동대문에서는 영화 '부라더'(감독 장유정, 11월 2일 개봉)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극중 가보도 팔아먹는 형 ‘석봉’ 역을 맡은 마동석은 “감독님의 뮤지컬을 정말 재밌게 봤고, 마침 가볍고 즐겁게 볼 수 있고 메시지가 담겨 있는 코미디를 해보고 싶었는데 타이밍이 잘 맞았다. 시나리오도 재밌게 읽었다”고 전했다.
이에 장유정 감독은 “우직해보이고 인간미 넘치면서 신뢰감이 있는데 반면 잘못 건드리면 큰일 날 것 같은 무서운 부분이 있지 않나. 내편이면 좋지만 내편이 아니면 절대 마주치고 싶지 않은 캐릭터”라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집안도 팔아먹는 동생 ‘주봉’ 역을 맡은 이동휘는 “‘형제는 용감했다’ 팬이었다. 그것이 영화화된다고 했을 때 동생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마동석 선배님이 형 역할이라고 해서 되게 기분이 묘했다. 그날 거울을 봤다. 그전까지는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거울을 봤더니 어느 부분이 닮았더라. 인상을 썼더니 닮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장유정 감독은 “연기하는 캐릭터들을 봤을 때 고독함을 느껴왔다. 가진 게 많아도 형한테 피해의식이 있다. 억울하고 짜증내는데 밉지 않게 잘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이 이동휘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두 진상 형제를 혼돈에 빠뜨리는 묘한 정신세계를 가진 여인 ‘오로라’ 역의 이하늬는 그녀 안에 있는 모든 ‘똘기’를 분출한다. 그녀는 “감독님과는 ‘금발이 너무해’ 뮤지컬로 뵀다. 8~9개월 매일 얼굴을 뵈면서 살았는데 그때 작업이 정말 많이 그립기도 하고 뮤지컬은 또 돗자리 같은데 앉아서 점심 도시락을 먹기도 하지 않나. 언제 또 작품 하실 때 불러주시면 기꺼이 가서 이 몸 한 번 불사르겠다고 생각했다. ‘형제는 용감했다’를 영화화하신 거라 뮤지컬을 너무 재밌게 봐서 제가 캐스팅 바뀔 때마다 봤던 것 같다. 제가 오로라를 뮤지컬을 하고 싶었다. 그때 연이 안 됐던 게 영화 될 때 불러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장 감독과의 인연을 밝혔다.
이에 장유정 감독은 “정말 독특한 캐릭터인데 본인은 그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거다. 캐릭터의 균형을 잘 맞춰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능청스러움과 여유를 동시에 갖고 있다. 마음이 열려 있는 배우라서 심지어 세 배우 중에서 무전기로 디렉션을 한 배우다. 바쁘니까 무전기로 전달해도 씩씩하게 잘해줘서 만족도는 100점 만점의 100점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세 배우는 서로의 첫인상을 네 글자로 표현하는 훈훈한 기회를 가졌다. 마동석은 이하늬에 대해 ‘천상배우’라고 했다. “너무 재능이 많고 갖춘 게 많은 배우라는 생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하늬는 이동휘에 대해 ‘기대된다’라고 했다. “‘타짜2’ 때 처음 뵀다. 그날 리딩이 이동휘 씨 때문에 기억난다. 그날 처음 뵀는데 정말 잘했다. 당시 신인이었을 텐데 호랑이 무늬가 있는 맨투맨 티를 입고 왔다. 아우라와 리딩할 때 순발력, 포스, 패션 감각까지 준비된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동휘는 마동석에 대해 ‘마리스마’라고 표현했다. “처음에는 카리스마가 대단했다. 이후에는 정말 따뜻했고, 사람은 보는 대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걸 깨닫게 해준 분”이라고 설명했다.
장유정 감독은 공유, 임수정 주연의 영화 ‘김종욱 찾기’(2010)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그녀는 “안동이 배경이고 장례식이 열리는 3일을 배경으로 하지만 엄숙함과는 거리가 멀다. 등장인물의 욕망은 각기 다르고 아주 뚜렷하다. 욕망끼리 충돌했을 때 웃음이 나온다. 통쾌함, 어이없음 등 여러 웃음을 볼 수 있고 그 끝에 따뜻함이 있다”며 세상 모든 웃음을 기대하게 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