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시즌부터 꾸준히 이어진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포스트시즌 출전. 올해는 류현진(30·LA 다저스)이 그 마지막 열쇠를 쥘 전망이다. 한국 선수들이 속한 팀들의 가을야구 탈락이 속속 확정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2017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를 2-10으로 완패했다. 선발투수 루크 위버가 3이닝 8실점으로 일찌감치 무너진 충격을 극복하지 못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날 패배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2위 콜로라도와 2.5경기 차를 유지했다. 콜로라도는 5경기, 세인트루이스는 6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뒤집기가 쉽지 않아보인다.
세인트루이스가 가을야구 경쟁에서 탈락하면 오승환의 시즌도 마침표가 찍힌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세인트루이스와 2년짜리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한 오승환의 행선지도 미궁 속으로 빠진다. 아울러 포스트시즌에서 한국인 메이저리거를 볼 가능성이 한층 더 낮아진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한국 선수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2013년 류현진과 추신수가 그 시작을 끊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첫 시즌인 2013년, 정규시즌 맹활약을 인정받아 포스트시즌 선발진 한축을 당당히 맡았다.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애틀랜타와 디비전시리즈에 등판해 3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으나 세인트루이스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7이닝 4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추신수도 2013시즌 생애 첫 가을야구를 맛봤다. 신시내티 소속이던 추신수는 피츠버그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단판승부에 출장해 4타석 3타수 1안타(홈런)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팀 패배를 막지 못했지만 추신수 혼자 빛났다.
추신수는 2014시즌 가을야구에 실패했지만 류현진은 굳건했다. 류현진은 2014시즌 세인트루이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류현진이 부상으로 빠진 2015년에는 야수들이 제 역할을 다했다. 텍사스 유니폼을 입은 추신수와 피츠버그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치른 강정호가 가을야구에 나섰다. 지난해에도 김현수와 추신수가 포스트시즌에 나서며 '코리안 메이저리거 4년 연속 포스트시즌'의 감동을 팬들에게 안겨줬다.
올 시즌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 선수들이 속한 팀들 중 가을야구 가시권에 놓인 건 다저스와 미네소타 뿐이다. 다저스는 100승57패의 위업으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확정했다. 미네소타 역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자리를 확보했다. 그러나 텍사스(AL 서부지구 3위), 필라델피아(NL 동부지구 최하위), 세인트루이스(NL 와일드카드 4위)의 가을야구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네소타의 진출은 유력하지만 올 시즌 활약이 전무했던 박병호의 콜업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결국 믿을 건 류현진이지만 감독의 의중이 미궁이다. 다저스는 올 시즌 신설된 10일 부상자명단(DL)의 교묘한 활용으로 다양한 선발투수를 기용해왔다. 현지 언론에서는 클레이튼 커쇼와 다르빗슈 유를 축으로 알렉스 우드, 리치 힐이 포스트시즌 선발로 나설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고 불펜 전환도 쉽지 않다. 좌완 불펜이 약한 다저스이지만 류현진의 좌타자 상대 성적(피OPS 0.938)을 살폈을 때 든든한 카드는 아니다. 결국 선발진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
때문에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 더욱 중요할 전망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의 주말 콜로라도전 등판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전 타구에 맞으며 조기 강판한 류현진이 마지막 등판 기회를 얻는다면 일종의 '최종 오디션'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팬들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을 더욱 관심 있게 지켜보기 위해서라도 류현진의 호투가 절실한 상황이다. /ing@osen.co.kr